사법체계 변화 ‘동물농장’ 빗댄 현직 판사…“부당한 공격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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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가 여권의 대법원장 압박과 형사사법체계의 변화 등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 비판하며 “부당한 공격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는 30일 법원내부망 ‘코트넷’에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성 판사는 “검찰의 폐지, 대법관 증원, 이른바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의 도입,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및 국정조사 시도와 같은 일련의 변화와 심각한 혼란 속에서, 결국엔 단 한 줄로 요약돼버린 ‘동물 칠계명’이 떠오른다”고 적었다.
‘동물농장’은 러시아 혁명 이후 스탈린 독재를 풍자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동물들은 자신들을 착취하던 인간을 몰아내고 평등 사회를 꿈꾸지만, 새로운 특권층이 된 뒤 인간을 닮아가며 다른 동물들을 지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성 판사는 “우리나라에 최고 법인 헌법이 있듯이, 이 동물농장의 세계관에도 동물농장의 지배계층인 돼지들이 도입한 ‘동물 칠계명’이라는 일종의 최고 법이 등장한다”며 “최초의 ‘동물 칠계명’은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 등 인간들을 적으로, 동물들은 모두 친구이자 평등하다고 부르짖는다”고 했다. 이어 “공명정대하고 이상적으로 보인 ‘동물 칠계명’은 이후 교묘하게 바뀌어 지배 돼지들의 철권통치에 잠식되는 결말을 맞고,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라는 단 하나의 계명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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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판사는 소설 속에서 일련의 사건들을 목격하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당나귀 ‘벤자민’을 언급하며 “요즘 벤자민의 모습에서 자꾸만 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에 법관의 역할과 권한에 관한 여러 내용을 규정해둔 것은 문제들을 외면하고 순응하라고 만들어 둔 것이 절대로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목적이나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입법과 여론전이 난무하며, 국민의 인권과 직결되는 형사사법체계가 저조차 알 수 없게 바뀌는 등 사법부의 독립이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럼에도 정작 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하다”며 “저와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최근 이뤄진 일련의 변화를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을 위한 발전적인 것’으로 단언할 수 있는 분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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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판사는 “법원 구성원 다들 벤자민처럼 우리나라의 사법제도와 관련해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문제인지(문제일 수 있는지)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면서 “하지만 알고만 있다는 것이 절대로 능사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는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는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며 법관들의 고민과 성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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