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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26

[단독]한국음악 교수인데 실용음악 강의 못한다고 임용해지···법원 “재임용 심사 다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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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NEWS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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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 예술전공대학이 폐과 소속 전임교원에 대해 전환배치 심사만을 한 뒤 재계약 만료로 면직 처분을 한 데 대해 법원이 해당 처분이 위법해 무효라는 판단을 냈다. 폐과하더라도 교원을 면직하려면 재임용 심사를 따로 거쳤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재판장 김용태)는 지난 17일 교수 A씨가 B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B 법인이 운영하는 사립 예술전공대학에 2008년 임용된 뒤 2~3년 단위로 재임용되면서 한국음악과 전임교원으로 근무했다. 학교 측은 2024년 한국음악과 신입생 모집을 이듬해부터 중단하고 폐과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같은 해 10월 “학과 구조조정에 의한 과원과 학생모집 중지에 따라 계약임용 기간 만료 예정인 전임교원에 대해 전환배치 심사를 진행해 전환배치 혹은 면직을 결정하겠다”고 공지했다.

당시 계약만료를 4개월가량 남겨뒀던 A씨도 심사 대상자가 됐다. A씨는 실용음악학과로 전환배치 심사를 받았으나, 200점 만점에 52점을 받아 통과기준 100점을 넘지 못했다. 학교 측은 A씨에게 계약 만료일인 지난해 2월 면직을 통보했다.

이에 A씨는 법원에 “학교 측의 재임용 거부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A씨는 한국음악과 폐과 결정이 처음부터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전임교원 명의로 제출된 학과 폐지 신청서에 학과장이 자신의 서명을 위조했다는 것이다. A씨는 또 “전환배치 심사와 별개로 재임용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않은 면직은 절차상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측은 “폐과되는 학과이므로 전환배치 심사만을 거치면 충분하다”며 “두 심사의 기준도 크게 다르지 않아 재임용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면직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 면직 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교의 교원 인사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학교 인사규정엔 “이 규정이 정하지 않는 사항은 사립학교법 및 정관과 본 대학교의 관련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교원인사규정의 해당 조항에 따라 사립학교법의 재임용 또는 교원의 신분보장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은 교원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 만료 예고와 재임용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재판부는 “B 법인은 A씨에 대한 재임용 심사 절차를 전환배치 심사 절차로 갈음할 수 없었다”며 “재임용 심사 절차를 실시하지 않은 이상 면직 처분에는 중대한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학교 측은 A씨에 대해 재임용 심사 절차를 진행했어야 한다”며 “이는 설령 한국음악과가 2025년부터 모집을 중단했고 올 8월경 폐과될 예정이었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재판부는 “학과장이 A씨로부터 정당한 권원(법적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채 학과폐지 신청서에 서명했다고 인정”된다고도 봤다. 학과장은 A씨에게 전화로 신청서 내용을 설명한 뒤 자신이 대신 서명했다고 증언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통화 녹취록 등을 제출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A씨가 다른 전임교원들과 교회실용음악과로 한국음악과를 편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학과 전공생들의 정체성 상실 등을 우려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적극적으로 학과 폐지에 찬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다만 A씨가 낸 면직된 날부터 복직일까지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2~3년 단위로 재임용돼 약 17년 동안 근무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임용계약 등에 강제조항이 있거나 임용기간은 형식에 지나지 않고 임용계약이 반복 갱신됐다는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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