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파업’ 향후 금지…교섭 범위 좁힌 노란봉투법
정부가 기업 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요구나 공장 이전·매각 등 경영상 결정을 ‘의무적 교섭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지침을 내놨다. 노동조합이 이런 의제를 앞세워 파업할 수 없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마련한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을 토대로 경영성과급과 경영상 결정에 관한 노동쟁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일부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와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공장 이전 등은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며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라고 노동부에 지시했다.
지침은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 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성과급 요구를 노조법에 따른 의무적 교섭 대상과 조정·쟁의 행위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투자·배당 등의 재원인 기업 이익을 노동자에게 먼저 배분하라는 요구가 기업의 영업할 자유나 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노동부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해당하는 경영성과급은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 대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기업 이익에 연동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기본급·연봉의 일정 비율이나 정액을 요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기업 이익 연동 성과급도 노사 간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지만, 해당 요구에 대한 사용자의 교섭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명시했다.
기업 경영상 결정도 노동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공장 신설·이전 등 기업투자, 사업 매각·인수, 인공지능(AI)·자동화 설비 등 신기술 도입 자체는 노사의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등 인력 운용 계획이 구체화한 경우에는 고용안정 대책 등에 대해 교섭할 수 있다고 봤다.
노동부는 노동위원회의 조정과 쟁의행위 정당성 판단에 관한 기준도 내놨다. 노조가 기업 이익의 일정 비율 배분이나 경영상 결정 자체에 관한 교섭 요구를 고수하면 노동위원회가 요구 변경을 권고하고, 불응하면 행정지도 결정을 하도록 했다. 해당 요구에 대한 사용자의 교섭 거부 역시 부당노동행위로 의율하지 않겠다고 했다. 노조가 쟁의행위 대상이 아닌 사항을 주된 목적으로 파업하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당성을 판단한다는 내용도 지침에 포함했다.
정영훈 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대법원 판례상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닌 사항을 주된 목적으로 한 파업은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침은 사실상 파업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상 기본권인 단체교섭권뿐 아니라 단체행동권까지 줄줄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침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시행지침은 정부 내부의 업무처리 기준을 정한 것으로 시행령 등 법령처럼 구속력이 있지는 않지만 행정기관의 부당노동행위 판단 등에 규범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이 노동위원회의 쟁의행위 판단과 사용자 대응에 영향을 미쳐 노조의 교섭권과 쟁의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지침이 대외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해도 사용자들은 교섭 거부에 이 지침을 앞세울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노조는 조직력과 교섭력을 갖춘 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이번 지침이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한 노란봉투법 입법 취지에 반할뿐더러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침해하고 오히려 노사 갈등을 조장한다며 지침 폐기를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사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이번 시행지침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노동쟁의 대상을 둘러싼 산업현장의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며 공장 신설 등에 따른 인력 배치 전환도 쟁의행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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