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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200만원이면 3일 안에 추적”…강력범죄 길 터주는 흥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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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 살인 및 아내 납치사건 피의자 김성우가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공소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장모 살인 및 아내 납치사건 피의자 김성우가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공소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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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에 최대 3일이면 가능합니다. 미행은 하루 70. 딱 200에 맞춰드리겠습니다.”

ㄱ흥신소에 배우자·가족의 위치 추적을 문의하자 돌아온 답이다. 직원은 “연락처만 있으면 찾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쿠팡’ 등 배달 플랫폼 검색 기록으로 마지막 배송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직원은 “(대상자를) 혹시 해코지할 목적이냐”고 물었다. “해코지 목적이면 의뢰가 어렵냐”고 되묻자, 그는 “우리가 안 받는다는 게 아니라 고객님께서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위험을 감수할 의지’를 떠보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 사회복무요원 김성우(26)가 지난 6일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김성우는 지난 9월 흥신소에 의뢰해 배우자의 주거지를 파악한 뒤 흥신소 직원과 함께 현장 주변에서 피해자들의 동선을 살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한겨레가 최근 6년간(2021∼2026년) 유죄 판결을 받은 ‘관계성 범죄’ 사건 중 흥신소가 개입한 25건의 판결문을 분석해보니, 흥신소가 실제로 관계성 범죄의 단초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신소가 연루된 사건 중 보복살인·살인예비·특수강간 등 심각한 강력범죄로 이어진 경우는 15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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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드러난 흥신소의 추적 수법은 대담했다. 흥신소들은 대부분 의뢰인에게 받은 단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거나 미행을 이어갔다. 우편함 속 우편물을 뒤져 가족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 직접 찾아가거나, 주거지에 침입해 현관문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다. 한 흥신소 업자는 상급 기관 공무원을 사칭해 전국 시청·주민센터·법원 등에서 221명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빼돌린 뒤 5000여만원을 챙겼다. 2021년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석준 역시 흥신소를 통해 주소를 알아냈다. 해당 흥신소는 수원시 권선구청 공무원에게 단돈 2만원을 주고 빼돌린 개인정보로 거처를 특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탐정’ 명칭 사용이 가능해지며, 겉으로는 ‘탐정’ 간판을 달았지만 실상은 흥신소와 다를 바 없는 민간조사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났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탐정 자격증은 국가 공인이 아닌 ‘등록 민간자격’에 불과해 주무부처인 경찰청의 실질적 자격 검증이나 공인을 거치지 않는다. 업무 범위와 관리·감독 기준을 정하는 후속 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사실조사나 증거수집 과정의 불법 행위가 기존 흥신소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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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겨레가 복수의 탐정·흥신소 업체에 위치 추적을 문의해보니, 공공연히 불법을 넘나드는 답변이 이어졌다. 한 직원은 “보통 직장을 알면 퇴근하고 미행을 통해 2∼3일 안에 실제 거주지를 찾아줄 수 있다”고 장담했다. 또 다른 업체는 “동선이 궁금하다면 실거주지를 확인한 뒤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는지 사진이나 영상으로 채증해 주는 ‘행적 조사’가 있다. 이를 맡기면 거주지 파악은 서비스로 해주겠다”고 권했다. ‘불법 소지가 있지 않으냐’고 묻자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의뢰인은 전혀 모르는 구조라 법적으로 엮일 일이 없다. 문제 될 것 없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부정한 수단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해 제3자에 제공하거나(개인정보보호법),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면(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처벌을 받게 된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불법을 사용할 것을 알고 의뢰하는 의뢰자는 최소한 교사·방조범이 될 수 있다. 흥신소도 이를 알고 있으니 ‘노하우’라며 방식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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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음성적인 개인정보 수집이 스토킹·납치·살인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처벌을 강화하고, 민간조사업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려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현재 흥신소들의 영업 방식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며 “제도권 편입을 통해 탐정의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의무 교육 이수 및 면허제를 도입해 음성화된 조사업을 양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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