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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1, 2026

[글로컬] '이재명의 사람' 4인의 자진사퇴가 남긴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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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호

인사권자와 당사자의 '인사 타협' 성격…국민여론 존중 못 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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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없이 떠나는 김승원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6.9.19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최근 정부 인사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인사권자의 결정이 아니라 인사 대상자의 '자기 결정'에 따라 진퇴가 이뤄지는 장면이 잇따라 연출됐다. 과연 정부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구심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자진사퇴했다. 여당 주도로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난 지 6일 만에 또다시 낙마 잔혹사가 되풀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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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 사퇴 선언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9.13 eastsea@yna.co.kr

  이에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그는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신설을 주도해왔으나 사표 수리 후 이임식을 갖고 법무부를 떠났다. 형사사법 제도의 새로운 출발점을 앞두고 법무부 장관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해졌다.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 컨트롤 타워를 맡아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했고 이튿날 사표가 수리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실장이 사표를 낸 시점은 '8·30 개각'을 단행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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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사퇴

(서울=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해 7월 브리핑 모습. 2026.9.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비판 여론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따른 책임 논란이 일던 시점이었지만 그가 사직하면서 문책성 경질의 의미를 띠진 않았다.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레버리지 ETF에 대해 "누군가는 결정했을 것"이라고 넘겼다.

  두 장관 후보의 사퇴 명분도 가관이었다. 용혜인 후보자는 '민주당의 사퇴 결단 요청과 민주진보진영 연대'를 내세워 여론과 온도 차를 보였고, 김승원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밝혀 인사 검증시스템의 부족함을 방증한 셈이 됐다.
  정성호 장관은 사직서에서 건강상 이유와 함께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안착'을 주문했던 이 대통령의 당부와는 거리가 있는 처사로 비쳤다.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낸 이들 4인의 자진사퇴는 지지율 하락 정국을 인적 쇄신으로 돌파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정책 혼선이 지속되면서 리스크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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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으로 복귀한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전 법무부 장관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오른쪽)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 회의에 장관 퇴임 뒤 처음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8 hkmpooh@yna.co.kr

  국민적 관심사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주요 부동산 정책이 연이어 조정되고 있다. 시장 상황과 여건 변화를 반영해 정책을 보완해야 하겠지만, 오락가락 정책으로 인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 저하는 정책 신뢰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형사사법 제도 혁신과 관련해서도 당장 법무부 장관은 내달 2일로 예정된 공소청 출범을 앞둔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는 물론 기존 검찰청이 맡고 있던 사건의 이관, 기관 간 협업 등 챙겨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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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들으며 메모지를 보고 있다. 2026.9.18 superdoo82@yna.co.kr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책임질 사안이나 부적격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인사 대상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인사 타협'이다. 당사자나 인사권자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겠지만 책임 있는 인사권 행사를 바라는 국민 여론을 존중하는 데까지 미치지는 못한다.

여당 주도로 국회 청문회까지 통과한 인사가 하루아침에 '없었던 일'이 됐다.형사사법 제도의 획기적 전환기에 법무 행정 수장은 공석이 됐다.실패한 정책에 책임을 묻지도 못하고, 정부 소임보다 정당 이익을 앞세우는 선택을 용인한 셈이다.국민의 따가운 눈초리가 쉽게 거둬질 수 있을까?  

기차표를 구하고 차례상을 걱정해야 하는 추석이 코앞이다.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짓는 서민들에게 정부의 무책임한 '인사 촌극'은 깊은 박탈감을 안긴다. 인사 실패의 대가는 결국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가벼워진 장바구니의 빈자리가 자칫 정부를 향한 불편한 심기로 채워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hs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21일 08시3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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