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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7, 2026

[단독]조선업 하청 이주노동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질환 ‘산재’ 인정…“고용허가제 속 유의미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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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NEWS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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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에 있는 조선업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여성 이주노동자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사업장 변경 시 원칙적으로 사업주의 허락이 필요한 고용허가제(E-9) 구조 속에서 이주노동자의 정신적 피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우즈베키스탄 국적 이주노동자 A씨의 ‘적응장애’ 정신질환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산재를 승인했다.

질병판정위는 업무상질병판정서를 통해 “작업환경의학과 초진 기록지에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노출 기록, 근로계약 해지 등으로 실신할 정도의 큰 충격을 받은 사실,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고 사측과 합의했던 사실이 확인된다”며 “A씨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A씨는 E-9 비자를 통해 2024년 12월부터 경남 거제 한화오션의 한 하청업체에서 근무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쯤부터 자신의 직속 관리자인 B씨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가 계약 해지 권한이 없음에도 이를 수시로 언급하면서 상시적 고용불안을 겪었다고 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외부에 알리자 사측이 계약종료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외부 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며 B씨로부터 사생활 추궁과 성희롱, 모욕 등 괴롭힘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외부기관이 회사를 방문한 이후 A씨는 상사와 면담을 진행하던 중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안면 마비 증상 및 과호흡 증상으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A씨 측은 면담 과정에서 외부 신고를 이유로 한 부당한 계약 해지 통보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A씨가 계약 연장에 대한 고소 등 협박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A씨는 지난 2월 병원에서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적응장애는 스트레스성 사건을 겪은 후 우울, 불안, 사건의 재경험을 겪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이에 따라 A씨는 산재를 신청했고 이번에 승인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월25일 ‘노동부 진정 취하 및 B씨와의 분리조치’를 조건으로 사측과 합의해 복직했으나, 스트레스와 업무 적응 어려움 등으로 인해 4월 말부터 다시 휴업에 들어갔다. 그 사이 B씨는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여전히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사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려서 힘들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에도 병원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옛날의 내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부인하고 있다. B씨는 “사실을 인정했다면 사비를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회 시간에 여러 동료가 있는 자리에서 ‘어제 남자와 걸어가는 걸 봤다’고 말한 게 전부인데 이를 성희롱으로 몰아붙여 억울하다. 요즘은 관리자가 작업자들에게 함부로 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측은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성희롱과 괴롭힘을 당해도 체류 기간 연장과 사업장 이동 등 권한을 가진 사업주에게 종속돼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며 “이 점에서 이번 산재 승인은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어적 장벽과 성적 불쾌감으로 피해 진술을 꺼리는 여성 이주노동자들을 밀착해 돌볼 지역 내 전문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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