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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 2026

“닉슨도 ‘딥스테이트’에 당했다”···미 법무부, 52년 지난 ‘워터게이트’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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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4년 8월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4년 8월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미국 법무부가 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사임하게 한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닉슨 재평가’ 흐름과 맞물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이 수사 과정에서 부당 행위를 저질렀는지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검토는 예비 단계로, 정식 조사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워터게이트 사건을 연구해온 수정주의 역사학자 제프 셰퍼드는 지난달 법무부 고위 관계자의 초청으로 법무부 청사를 찾아 ‘법정 공방으로서의 워터게이트’를 주제로 2시간 동안 발표했다. 과거 닉슨의 보좌관이었던 셰퍼드는 이른바 ‘딥스테이트(막후 권력집단)’가 닉슨을 몰아냈다며 당시 수사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셰퍼드는 발표에서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가 이끌었던 워터게이트 특별검사팀의 내부 문건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검이 당시 재판을 맡은 판사들과 비밀리에 접촉하고 피고인 측에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 등 적법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발표는 법무부 검사들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는 내부 감찰기구인 직업윤리국(OPR)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OPR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형사 수사에 대한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권력형 스캔들 중 하나로 꼽히는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한 괴한 5명이 붙잡히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닉슨의 재선 캠프가 벌인 정치공작과 도청,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확대됐고 이후 닉슨의 은폐 시도까지 드러나면서 정치적 위기로 번졌다. 닉슨은 결국 1974년 8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반세기 넘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최근 미국 보수진영에서 확산하는 닉슨 재평가 움직임이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언론 및 수사기관과 맞서온 트럼프 대통령과 과거 닉슨 사이 공통점에 주목해왔다.

J D 밴스 부통령은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닉슨 대통령 기념 도서관을 찾아 “딥스테이트가 닉슨을 무너뜨린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 집단이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려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딥스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배경으로 자주 거론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닉슨 행정부 인사들에게 닉슨이 끝까지 맞서 싸우지 않고 사임한 이유를 여러 차례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찰관과 직업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 권한 제한 제도 등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마련된 여러 개혁 조치를 되돌리려는 움직임도 보여왔다.

다만 주류 역사학계는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기존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워터게이트가 실질적인 헌정 위기를 초래했으며, 그 책임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닉슨에게 있었다고 본다. 닉슨의 위법·부당 행위는 대통령의 행정부 권한을 크게 제한하는 제도 개혁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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