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창작하는가”…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실사로 되짚은 ‘룩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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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 개봉 때 1시간이 안 되는 러닝타임에 메가박스 단독 개봉임에도 32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애니메이션 ‘룩백’이 실사영화로 8일 관객과 만난다.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했으며,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실사영화 ‘룩백’의 러닝타임은 애니메이션의 58분보다 40분가량 더 길어진 100분이다. 전체적인 내용과 에피소드들은 애니메이션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주인공들의 가족과 학교 등 일상 모습을 더 촘촘히 채웠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함께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후지노(데구치 나츠키, 아역 나나세 후리)는 학교 신문에 네컷 만화를 그리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칭찬을 받는 걸 기뻐하는 초등 4학년이다. 어느날 등교 거부를 하는 동급생 교모토(마키타 아쥬, 아역 오카다 로카)의 만화가 학교 신문에 나란히 게재되면서 후지노는 열등감을 느낀다. 아무리 노력해도 교모토의 그림 실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느낀 후지노는 만화 그리기를 포기한다. 졸업식 날 후지노는 선생님 심부름으로 교모토에게 졸업장을 전해주러 가고, 거기서 만난 교모토는 후지노의 만화에 찬사를 보낸다. 가까워진 둘은 함께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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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 후지노가 교모토에게 찬사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빗줄기를 맞으며 논둑을 뛰어가는 장면은 그 벅찬 마음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만큼 강렬하다. 실사영화에서도 애니메이션과 다르지 않게 연출됐지만 그 강렬한 느낌은 덜하다. 대신 두 사람의 일상, 그 배경이 되는 동네와 풍경을 담은 장면들의 포근한 아름다움이 더 돋보인다. 또 펜이 종이 위에서 움직이며 사각거리는 소리, 두 사람이 묵묵히 작업할 때의 침묵이 실사영화 속에서는 서정적으로 담긴다.
고레에다 감독은 ‘룩백’의 어떤 점에 매료돼 실사화를 감행했을까?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에 초청돼 출연 배우들과 부산을 찾은 고레에다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서점에서 (원작) 만화책을 사온 날 밤에 읽으면서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제가 영화와 다시 한번 마주 보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 작품은 창작자들이 짊어진 업, 내면에 품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라며 “‘사람은 왜 창작을 하는가, 왜 이야기를 쓰는가, 왜 영화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영화를)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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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영화 ‘룩백’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데는 디지털 카메라 다신 35㎜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이유도 있다. 그는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면 후반 작업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차단되는 측면이 있어 이 순간, 여기에서만 벌어지는 일을 담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며 “그런 긴장감이 있는 현장에서 생기는 ‘자장’이 작품에도 담기고 관객들에게도 전달된다고 생각했다”고 필름 촬영을 선택한 까닭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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