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몇 달 지났는데 멀쩡” 냉장고 속 오래된 치즈의 비밀
치즈 이미지. 프리픽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치즈 한 봉지를 발견했다. 날짜를 확인하니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다. 그런데 포장을 열어보니 곰팡이도 없고 냄새도 이상하지 않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찜찜하다.
치즈는 정말 날짜가 지나면 바로 버려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치즈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무조건 버릴 필요가 없다’는 말에는 실제 실험 근거가 있다. 다만 ‘몇 달이 지나도 아무 치즈나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치즈의 종류와 수분 함량, 개봉 여부, 냉장 상태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2009년 국내에서 판매되는 우유 3종, 유음료 4종, 치즈 2종을 대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뒤 얼마나 품질 변화가 나타나는지 조사했다. 제품은 개봉한 그룹과 개봉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0~5℃ 냉장온도를 유지하면서 pH와 일반세균수, 대장균군수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치즈는 유통기한이 지난 뒤 최대 70일까지 시험했는데, 두 그룹 모두 일반세균과 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았고 제품의 외관 등 성상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당시 “유통기한이 경과했다고 제품이 반드시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절한 온도에서 보관한 제품이라면 맛·냄새·색 등 이상 징후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모든 치즈가 유통기한이 지난 뒤에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즈마다 수분과 산도, 염분, 숙성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치즈를 수분 함량 등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수분이 많은 부드러운 치즈는 상대적으로 미생물이 자라기 쉬운 반면, 수분이 적은 단단한 치즈는 미생물의 성장이 제한되는 특성이 있다. FDA는 전통적인 단단한 치즈는 낮은 수분 함량과 산도, 염분 등 여러 요인이 병원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농무부(USDA)는 치즈 종류에 따라 냉장 보관 권장기간을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체더 같은 단단한 치즈는 개봉하지 않은 상태라면 냉장고에서 약 6개월, 개봉한 뒤에는 3~4주 정도를 보관기간으로 권고한다. 반면 부드러운 치즈는 약 1주, 크림치즈는 약 2주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이는 ‘유통기한이 지나면 바로 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냉장고에서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보수적인 보관 지침이다.
특히 생모짜렐라, 리코타, 코티지치즈, 크림치즈처럼 수분이 많은 신선 치즈는 날짜가 지난 뒤 더 신중하게 봐야 한다. 미 FDA는 수분이 많고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부 신선 연질 치즈가 리스테리아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리스테리아균은 냉장 온도에서도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었다고 해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파마산, 체더, 고다처럼 상대적으로 단단하고 수분이 적은 치즈는 날짜가 조금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변질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치즈에 파란색이나 초록색 곰팡이가 생겼다고 해서 모든 치즈를 똑같이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곰팡이를 이용해 만드는 블루치즈나 브리, 카망베르 등은 예외다. 반면 일반적인 치즈에서 곰팡이가 생겼다면 종류를 구분해야 한다.
USDA는 체더 같은 단단한 치즈에 곰팡이가 일부 생겼다면 곰팡이 부분을 중심으로 사방과 아래쪽 최소 2.5㎝ 정도를 잘라내고 나머지를 먹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때 칼이 곰팡이 부분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곰팡이가 생긴 연질 치즈는 표면만 잘라내지 말고 통째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냄새도 중요한 단서다. 평소 그 치즈에서 나던 숙성 향이나 냄새와 다른 역한 냄새가 나거나, 표면이 끈적하게 변했거나, 색이 비정상적으로 변했다면 날짜와 관계없이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