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20g이라더니”…단백질바의 배신, 스니커즈와 영양성분 별 차이 없다
단백질바 이미지. 프리픽
헬스장에 다녀온 뒤 출출할 때 꺼내 먹기 좋은 단백질바. 초콜릿과 캐러멜이 들어 있어 달콤하지만 포장지에는 ‘고단백’, ‘프로틴’, ‘저당’ 같은 문구가 큼직하게 적혀 있다. 일반 초콜릿바보다는 훨씬 건강할 것 같아 선택하지만, 정말 그럴까.
단백질바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식인 것은 아니다. 제품에 따라 단백질 함량은 높지만 당류와 포화지방, 열량도 만만치 않은 경우가 있다. 미국 소비자 비영리단체 컨슈머리포트는 고단백을 내세운 일부 에너지바가 실제로는 “과장되게 포장된 캔디바”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지난해 판매된 31개 에너지바를 영양성분과 맛을 기준으로 비교하면서, ‘고단백’ 같은 건강 관련 문구가 붙은 제품도 영양학적으로 기대만큼 큰 이점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주리주립대학교 영양학 임상 부교수이자 영양사인 나탈리 앨런은 이런 제품을 두고 사실상 “미화된 캔디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단백질바와 초콜릿바의 차이를 직접 비교한 사례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은 2015년 일반 스니커즈, 여성용 영양바인 루나바, 네이처밸리 그래놀라바의 영양성분을 비교했다.
당시 스니커즈는 1개(52.7g)에 250㎉, 지방 12g, 당류 27g, 단백질 4g이었다. 루나바는 48g에 190㎉, 지방은 약 6g, 당류 10g, 단백질 9g이었다. 단백질과 당류만 보면 루나바가 확실히 유리했지만, 무게를 같게 맞춰 비교하면 열량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은 결국 “단백질바라고 해서 캔디바와 완전히 다른 식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더 중요한 것은 단백질이 얼마나 들어 있느냐만으로 식품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단백질 열풍과 함께 이른바 ‘프로틴 스낵’이 급증하면서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미국 영양·식이요법학회 대변인인 제이미 모크는 올해 1월 미국 매체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단백질바를 고를 때 단백질 함량뿐 아니라 식이섬유와 첨가당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백질이 많더라도 첨가당이 지나치게 높다면 영양학적으로는 일반적인 캔디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영리 학술의료기관인 메이요클리닉 역시 단백질바를 포함해 ‘건강식’으로 생각하기 쉬운 포장식품에도 첨가당이 들어갈 수 있다며 영양성분표를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메이요클리닉의 영양의학 전문의 도널드 헨스루드 박사는 “가공식품을 만들면서 설탕이나 소금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백질바도 예상하지 못한 첨가당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백질바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해서 스니커즈가 건강식이라는 뜻은 아니다. 일반 스니커즈는 여전히 당류와 포화지방이 많은 대표적인 간식이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의 비교에서도 일반 스니커즈는 단백질바보다 당류와 지방 함량이 높았다. 따라서 “단백질바보다 차라리 스니커즈를 먹는 게 낫다”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 핵심은 단백질바라는 이름 자체가 건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스니커즈를 만든 회사마저 ‘프로틴’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스니커즈 하이 프로틴은 한 개에 단백질 20g을 넣은 제품이다. 제조사가 공개한 영양성분을 보면 1개당 240㎉, 지방 10g, 포화지방 5g, 탄수화물 19g, 당류 4g, 식이섬유 6g, 단백질 20g이다. 이름만 보면 초콜릿바지만 영양성분은 전형적인 고단백 바에 가깝다.
결국 소비자가 봐야 할 것은 포장지 앞면의 ‘프로틴’이라는 큰 글씨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식품 포장에 ‘건강식’ 표시를 할 수 있는 기준을 개정하면서 단순히 특정 영양소 하나가 많이 들어 있는지만 보는 방식에서 벗어났다. 과일·채소·통곡물·유제품·단백질 식품 등 권장 식품군을 일정량 포함하면서 동시에 첨가당·포화지방·나트륨 등도 기준 이하로 제한하도록 했다. 즉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건강한 식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FDA는 새 기준을 설명하면서 과거에는 ‘건강식’ 표시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예로 첨가당이 많은 요구르트, 첨가당이 많은 시리얼, 첨가당이 많은 스낵바 등을 들었다. 영양소 하나를 강조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식품 구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단백질바를 먹지 말아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운동 후 간편하게 단백질을 보충하거나 식사 사이 허기를 달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단백질’이라는 단어를 건강 보증서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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