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AI로 자서전도 쓰더라
인생을 숨 가쁘게 달려온 시니어들에게 자서전 쓰기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도전해봄직한 작업이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크다. 송민호 경기대 교수(한국디지털포용협회 회장)는 시니어들의 이런 욕구를 포착해 ‘AI로 자서전 쓰기’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직접 강의하며 확산하고 있다. ‘AI 자서전’을 매개로 리터러시를 교육하는 ‘시니어 AI 전도사’인 셈이다. 지난 7월30일 시니어 전문 잡지 ‘브라보마이라이프’가 주최하는 ‘시니어를 위한 AI로 자서전 쓰기’ 강좌를 맡은 송 교수를 만났다.
어떻게 에이아이 자서전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송 교수는 “에이아이 시대, 시니어들도 잘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도구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자서전 쓰기를 기획하고 개발했다. 자서전은 시니어 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인데,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을 쓰는 어플리케이션도 직접 바이브코딩으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살아보니 이야기가 되더라’는 주제로 복지관에서 자서전 수업을 4회에 걸쳐 했는데 결과물이 제법 근사했단다. 시니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을 이용했다. 챗지피티나 제미나이에 직접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대화하듯이 말하고 녹음 파일을 시스템에다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사진까지 붙이니 150페이지 분량의 멋진 자전적 에세이집이 탄생했고 시니어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광고
하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시니어들이 의욕은 넘치고 교육 의지도 있지만 ‘액티브’에서 80대 이상 ‘엘더’까지 편차가 크다. 에이아이 자서전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정리한다는 점에서 시니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지닐만한 좋은 아이템이지만 수준이 제각각이라 교육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송 교수는 수준에 따라 클래스를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피니언즈에 의뢰해 실시한 ‘시니어의 AI 인식 조사’의 수준에 따른 맞춤 학습에 대한 요구와 결을 같이 하는 대목이다.
시니어들의 경력이나 전문성에 에이아이를 결합한다면 일자리나 소득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소득창출까지 가려면 아직은 먼 듯하다. 하지만 내 수업을 듣고 보조강사가 된 사례도 있다. 한 교육과정이 끝나면 디지털 역량이 높은 분 중 1~2명은 보조강사로 채용해 수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광고
광고
송 교수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기존 디지털 기술은 젊은 사람에게 유리했지만, 에이아이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에이아이는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시키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시니어들의 오랜 경험이 에이아이를 잘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니어들에게 기술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크다. 게다가 매달 고정 비용을 감당하면서 유료 에이아이를 이용하기는 어렵다. “기술에 대한 두려움은 교육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하면서 극복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정부가 시니어들도 유료 에이아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고 강조하는 송 교수는 “에이아이는 생활의 편의, 건강 등 여러 측면에서 시니어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한귀영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hgy4215@hani.co.kr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