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잘 되는 꼴 보면 배 아프다? 과학 유튜버 궤도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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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에이아이로 만든 쇼츠부터 지상파 방송까지 ‘과학 콘텐츠’ 인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다. 그 중심에 신기한 과학 상식을 소개하고, 어려운 현상을 과학적으로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있다. 구독자 141만명인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의 진행자 ‘궤도’도 그중 하나다. 그는 세상을 바꾼 천재 과학자들의 이야기부터 사소한 감정으로 씨름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까지 과학으로 쉽게 풀어낸다. 그는 대학을 나와 천문학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었다. 지난 1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오랜 불안과 걱정, 실수와 실패의 시간을 견뎌 온 그를 한겨레 새 채널 ‘삐끗’이 만났다. 그는 “어떤 선택을 후회하기 보다는 아직 중반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그와 함께 과거의 선택을 후회했던 날, 중요한 일을 앞둔 불안한 마음을 과학의 시선으로 함께 들여다봤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불안할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도 중요한 강연이나 촬영이 있으면 불안해요. ‘정확한 과학 이야기를 못 하는 건 아닐까, 준비한 걸 다 못 하진 않을까’하고요. 그럴 때 ‘불안해지지 말자, 침착하자’고 마음먹는 건 별 도움이 안 돼요. 저는 마음을 고쳐먹으려고 노력해요.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심장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는 건 불안할 때랑 설렐 때가 비슷하거든요. 차라리 ‘혹시 내가 설레고 있나? 다음 촬영을 기다리고 있나?’라고 생각하려고 하죠. 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일부러 메모로 적어놔요. 메모로 적고 나면, 뇌도 불안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게 되는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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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남들과 비교하며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독일어로 ‘남의 불행이 나의 기쁨이 된다’는 뜻인 ‘샤덴프로이데’라는 단어가 있어요. 반대로 남의 성공은 나의 불행이 되기도 하죠. 실제로 역할극 실험을 해보면 누군가의 성공을 보며 나와 비교할 때 실제로 물리적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요. 같은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을 보면 더 비교하게 되죠.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도 더 높은 곳만 바라보다 지쳐버리기도 하고요. 그럴 땐 다양한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보면 좋아요. 세상의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보면 경쟁심보단 ‘나도 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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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커뮤케이터로 진로를 바꾸셨어요. 인생의 궤도를 한번 이탈한 건가요.
“어릴 때 꿈은 노벨상을 받는 거였어요. 뉴턴이나 뢴트겐, 맥스웰처럼 세상을 바꿀 이론이나 법칙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노벨상 수상자들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어린 예비 과학자들도 그런 길을 갈 수 있게 지지하는 일을 하죠. 저는 과학자가 되지 못했고 노벨상을 못 받았지만 과학자들이 만들어 갈 세상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같은 일을 하는 것이기도 해요. 남들이 보면 ‘궤도는 궤도를 이탈했구나! ’하겠지만, 여전히 저는 과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은 궤도를 돌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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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나요.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 순간엔 그 선택을 한 수많은 이유가 있었을 거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더 나았을 거란 확신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 길을 가보지 않은 이상 그럴 수도 없잖아요. 지금 상황이 너무 참담해서 ‘그때 선택을 잘못했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잘못된 ‘수’인줄 알았다가 결국 묘수로 밝혀진 알파고의 37번째 수처럼, 아직 결과가 다 나오지 않은 것일 수 있거든요. 후회하기보다는 이 선택은 묘수인데 아직 중반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노력한 데 비해 결과가 잘 안 나올 땐 어떻게 잘 견딜 수 있을까요?
“보통 많이 하는 착각이 쉬운 일과 좋아하는 일을 동일시하고, 힘든 일과 하기 싫은 일을 동일시하는 거예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인데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인데 쉬울 수 있잖아요. 좋아하는 일인지, 싫어하는 일인지, 힘든 일인지, 쉬운 일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면 좀 더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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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잘 살고 있다’는 건 어떤 상태인가요?
“장기 계획을 세우다 보면 미래의 나와 지금의 나의 괴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요. 그래서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쉬울 수 있어요. 꿈은 점이 아니라 화살표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오늘도 내 할 일을 하며 꿈꾸던 목표를 향해 조금이라도 갔다면, 그게 잘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
한겨레가 삶의 불안과 고민을 나누고, 각자의 방식으로 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새 채널 ’삐끗’을 열었습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인터뷰 영상은 ‘삐끗’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삐끗’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