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되도록 뭐 했나”…경찰 ‘멋대로 종결’ 60대 실종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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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장기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씨를 찾는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50일 넘게 실종됐던 60대 남성 주검이 발견됐다. 애초 두 실종 사건을 접수하고도 “연락이 됐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셀프 종결’한 경찰관은 긴급체포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사과했지만 담당자 한명이 실종 사건을 묻어버릴 수 있는 경찰 시스템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3일 제주경찰청 설명을 들어보면, 경찰은 전날 제주시 구좌읍에서 51일 전 실종 신고가 됐던 60대 남성 ㄱ씨의 주검을 찾았다. ㄱ씨 가족은 지난달 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사건을 맡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속 부아무개(30대) 경장이 “당사자는 무사하다”며 허위로 종결 처리했다.
경찰관 말을 믿고 기다리던 가족은 지난 21일 장씨 실종 사건을 언론에서 알게 된 뒤 다시 신고했고, 경찰은 이튿날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토대로 숨진 ㄱ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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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직무 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된 부 경장은 이미 직위해제된 상태였다. 지난달 22일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아왔다.

부 경장은 석달여 전인 5월12일 밤 10시15분께 제주시 한림읍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긴 장씨의 실종 사건 역시 허위 종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연락 두절 사흘 만인 5월15일 저녁 남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부 경장이 2시간30여분 만에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며 112시스템에서 사건을 종결했고, 현장에 출동했던 파출소 경찰관은 철수했다. 하지만 장씨 통화 내역에는 부 경장과 통화한 기록이 없었다. 가족의 두번째 실종 신고 한달 만인 지난 20일에야 경찰은 대대적인 집중 수색을 시작했지만, 한달 안팎인 폐회로티브이(CCTV) 영상 보존 기간이 지나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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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종결한 실종 사건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국적으로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 실종자 정보를 공유하는 경찰 내부의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는 부 경장처럼 담당자가 관리자의 승인 없이 실종 사건을 ‘해제’(실종상태 종료)하거나 ‘삭제’(데이터 삭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경찰 관계자는 “팀장·과장 보고와는 별개로 시스템상으로는 담당자가 사건을 삭제할 수 있다”고 했다.
논란이 되자 경찰청은 관리자의 승인 같은 ‘이중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급자가 한번 더 판단한다고 해도, 담당자가 혼자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올린다면 팀장이나 과장이 다른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단순히 상급자의 승인을 받는 것뿐 아니라 통화 기록이나 시시티브이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결재라인을 더 두는 것은 차선책은 될 수 있어도 완벽한 해결책은 안 된다”며 “만약 이 경찰이 ‘업무 부담 때문에 그랬다”고 하면 인력 문제를 봐야 하고, 아니면 개인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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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제주경찰청에서 수사회의를 주관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라”고 경찰청에 지시했다.
경찰의 부실한 대처와 늑장 수색으로 실종자 가족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의 유족은 이날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람이 백골이 될 때까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경찰은 무엇을 했냐”며 울분을 토했다.
장씨 가족도 전날 장씨 주검이 발견됐다는 언론사의 잘못된 보도를 두고 “가족들은 피 말라 죽겠다. 기사 똑바로 써달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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