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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0, 2026

[시선]성평등 장관 임면에 진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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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을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 했다. 이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였기에 광장의 시민들은 새로 취임한 대통령의 이 말에 안도했고, 그가 주도할 성평등 정책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의 측근 중, 여성에 대한 비하를 넘어 스승과 여중생 등을 향한 ‘패륜 언어’를 책으로 남긴 자가 행정관으로 앉았다. 비난이 일자, 소설이니 허구니 하며 패륜적 언사를 주워 담으려 했으나, 일단 피하고 보자는 그의 전략임을 모를 수는 없었다.

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실력과 인품을 고루 갖춘 당시의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그 행정관의 거취에 관한 질문에 사퇴 요구를 검토하겠다 했다. 장관 후보자의 이 발언에 광장의 시민들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니까’ 이 요구가 수용될 것으로 믿어 다시 안도했다. 무난히 장관이 된 그는 약속대로 청와대에 그 행정관의 해임을 건의했는데, 뜻밖에도 결과는 행정관이 아닌 장관 교체였다. 다시 비난이 있자, 그 행정관은 잠시 청와대를 떠나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얼마 안 돼 승진해 복귀했다.

이때 시민들은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성평등 정책 실행에 관한 태도에 있어 중요한 한 가지를 알게 된다. 그것은 진보·보수, 여야 구분 없이 하나같이 성평등 정책담당 부처를 원칙 없이, 다만 ‘표밭’의 향방에 따라 가벼이 다룬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장 표가 아쉽지 않은 취임 직후에 여성혐오를 책으로 박제한 자를 측근에 앉힌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나, 한 표가 아쉬운 선거 직전에 급히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반페미니스트 대통령’이나 성평등 정책에 있어 다르면 뭐가 얼마나 달랐겠는가.

그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또 다른 구호 ‘사람이 먼저다’로 자신의 정치철학을 대중화하려 했다. 그러나 그의 초대 여가부 장관에게 교체 통보가 닿은 시점은, 지역의 시도와 함께 여가부가 주관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행사 당일, 장관이 개회사를 마친 뒤였다. 이틀 뒤 그 장관은 참석자들 앞에서 ‘교체 예정’ 장관으로 폐회사를 해야 했다. 시종 의연했던 장관과 달리 해외 각지에서 온 수백명의 참석자들은 곤혹스러워했고, 성평등 부처 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무례함에 경악했다. 그가 말한 ‘사람이 먼저다’ 역시 ‘페미니스트 대통령’만큼이나 표만 의식한 전략적 구호일 뿐이었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실천되지 않을 ‘빈말 정치’가 대한민국의 이른바 진보의 실체임에도, 그 빈말도 흉내조차 못 내는 이른바 보수보다는 낫다고 해야 하나.

이번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교체 결정 역시 현 정부의 여러 정책에 뜨악한 청년 여성에 대한 ‘환심책’이라는 것이 대체적 세평이다. 그게 아니라면 전문성과 인품 등 ‘드물게’ 호평받는 현 장관을 교체하려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세계경제포럼은 2007년 보고서에 “국가 경쟁력은 여성의 재능에 대한 육성과 활용 가능성 여부와 방법에 달렸다”고 썼다. 이보다 성평등 정책 실행을 촉구하는 더 확실한 충고는 없다. ‘대체 불가 대한민국’이 또 다른 빈말 정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청와대는 성평등 부처 장관의 임면을 놓고 표 계산에 앞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명운이 걸린 문제임을 이제는 알아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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