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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2, 2026

“시장은 컸는데 제도가 발목”…디지털채권 찍으러 홍콩 가는 韓 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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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미래에셋·포스코·국민은행 등
홍콩 인프라 활용 디지털채권 발행 ‘4건’

2026년 홍콩 플랫폼(HSBC Orion)을 통해 디지털본드를 발행한 국내 기업의 발행 조건 및 주요 특징. [자료=한국신용평가]

2026년 홍콩 플랫폼(HSBC Orion)을 통해 디지털본드를 발행한 국내 기업의 발행 조건 및 주요 특징. [자료=한국신용평가]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올해 들어 홍콩에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채권을 잇달아 발행하며 새로운 자금조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토큰증권 관련 법률의 시행과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국내 기관들이 해외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디지털채권을 발행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국신용평가와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이 홍콩 금융 인프라를 이용해 발행한 디지털채권은 4건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주택금융공사, KB국민은행이 각각 디지털채권을 발행했다.

이들은 모두 홍콩 금융관리국(HKMA)의 채권결제 인프라와 연계된 HSBC의 토큰화 플랫폼 ‘오리온(Orion)’을 활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국내 민간 금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약 1000억원 규모의 디지털채권을 발행했다. 홍콩달러화 3억2500만달러와 미국달러화 3000만달러를 동시에 조달하는 다통화 사모채권으로, 만기는 1년이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 4월 홍콩달러화 7억8000만달러, 약 14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디지털채권을 발행했다. 국내 비금융기업이 디지털채권을 발행한 첫 사례로 외화 조달을 목적으로 홍콩의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를 활용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6월 1억달러, 약 14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디지털채권을 발행하며 국내 은행권 최초로 홍콩 디지털채권 발행에 참여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도 지난 5월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2억달러 규모의 디지털채권을 발행했다.

국내 금융회사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까지 디지털채권 발행에 나섰다는 것은 블록체인 기반 자금조달이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금융거래에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국내 기관이 국내가 아닌 홍콩 플랫폼을 선택한 데에는 홍콩이 이미 디지털채권의 발행과 결제를 연결하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놓았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홍콩이 실용적인 규제 혁신에 성공한 것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블록체인 기반 온체인 금융 인프라 주도권을 해외에 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이 기존 증권 규제체계를 활용해 디지털채권의 발행과 유통, 결제를 실제 금융거래에 적용하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토큰증권 제도와 관련해 세부 인프라 구축이 추진 중이다.

한국은 올해 1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분산원장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는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채권 관련 기술과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도 국내 제도 시행에 앞서 홍콩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발행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정혁진 한신평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국내는 온체인 발행의 법적·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발행이 모두 해외 플랫폼에서 이뤄졌다”면서 “홍콩과 싱가포르가 발행 비용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일본이 2020년 관련 법 개정을 마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홍콩 정부는 직접 디지털채권을 발행해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의 작동 가능성을 검증하고 이후 민간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기존 채권결제시스템인 CMU를 HSBC 오리온 플랫폼과 연결해 디지털채권에 투자하는 기관들이 기존 금융 인프라를 통해서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정부는 2023년 8억홍콩달러 규모의 첫 토큰화 그린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2024년 60억홍콩달러, 지난해 100억홍콩달러 규모의 디지털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세 차례 발행 규모는 총 168억홍콩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 과정에서 토큰화 자산의 발행, 유통, 결제를 함께 제도화에 성공한 홍콩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손성임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상무는 “홍콩은 가상자산 거래는 별도의 인가체계를 적용하면서도 토큰화 증권은 기존 증권법의 연장선에서 취급하도록 해 금융회사의 참여 경로를 마련했다”며 “홍콩이 이미 공모 토큰화 상품의 유통시장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형증권의 토큰화 사업을 초기 단계부터 본격적인 공모·유통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세부적인 인프라 구축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006800 KOSPI

33,550 ▲ 5.01%

미래에셋증권이 약 1000억원 규모의 디지털채권을 홍콩에서 발행했습니다.
홍콩달러와 미국달러를 동시 조달한 1년 만기 다통화 사모채권으로 오리온 플랫폼을 활용한 국내 민간 금융기관 첫 사례입니다.
해외 인프라 의존과 환율 및 조달비용 관리는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 과정의 리스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047050 KOSPI

57,400 ▼ 0.69%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홍콩달러화 7억8000만달러 규모의 3년 만기 디지털채권을 발행했습니다.
국내 비금융기업 최초로 해외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외화 조달 다변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장기 채권 발행에 따른 환율과 조달비용 변동이 외화자금 운용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KB금융

105560 KOSPI

175,400 ▼ 1.18%

산하 KB국민은행이 1억달러 디지털채권을 발행하며 국내 은행권 최초로 홍콩 플랫폼에 참여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자금조달 시장에 진출하며 새로운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해외 플랫폼 활용 경험은 향후 국내 제도 정비 과정에서 자금조달 채널 다변화의 기회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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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홍콩에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채권을 발행하며 새로운 자금조달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률과 인프라가 미비하여 해외 인프라를 이용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에만 4건의 디지털채권이 홍콩에서 발행되었으며, 이는 블록체인 기반 자금조달이 실제 금융거래에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홍콩이 디지털채권을 위한 체계를 통합하고 발전시키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관련 제도와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있어 격차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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