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습기살균제 참사 되풀이 막는다…질병청, 비감염 집단발병 역학조사법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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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처럼 감염병이 아닌 원인으로 집단적인 건강피해가 발생했을 때 역학조사를 실시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이 다시 추진된다.
5일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확정한 ‘비감염성 건강위해 대비·대응을 위한 로드맵(2027~2031)’ 문서를 보면, 질병청은 ‘원인미상 비감염 집단발병 관리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같은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부처 간 이견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법안에는 원인미상 비감염 집단발병에 대한 역학조사와 관계기관 자료제출 요구, 조사 결과에 따른 정보공개 등의 근거를 담을 계획이다. 질병청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대응협의회도 구성한다. 질병청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발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후 위해요인과 소관 부처가 확인되면 해당 부처와 연계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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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감염 건강위해에 관한 역학조사 근거 마련이 이 법안의 핵심이다. 비감염성 건강위해란 화학물질·환경·기후·사회·기술변화 등으로 발생하는 건강피해를 말한다. 현재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발병이 발생하면 질병청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역학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이때 감염병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경우 문제가 생긴다. 원인에 따라 소관 부처가 달라 조사 주체가 불분명하고, 질병청도 독자적인 조사 권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다. 의료기관이 원인미상 폐질환의 집단발생을 인지한 2006년부터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지목되기까지 5년이 걸렸다. 원인이 밝혀진 뒤에도 부처 간 책임을 둘러싼 혼선은 계속됐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2022년 보고서에서 정부 부처의 책임 떠넘기기가 진상규명과 피해지원 지연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3년 8월이 돼서야 환경부 주관으로 피해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6080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는 1427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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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법안도 국회 통과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발의된 법안에 환경부가 기존 업무와 중복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는데, 아직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질병청은 환경부 소관인 환경보건법과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조사가 각각 건강영향 연구와 화학사고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신속한 역학조사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질병청은 이번 로드맵을 통해 응급실 환자의 주요 증상, 의약품 처방정보, 언론·민원 등을 인공지능(AI)으로 통합 분석해 원인미상 건강피해를 조기에 탐지하는 감시체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비감염성 건강위해의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역학조사 절차를 표준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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