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양원 수성 땐 트럼프 국정 동력 강화…민주당 탈환 땐 ‘조기 레임덕’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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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임기 반환점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2년 국정 동력을 결정지을 분수령이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키면 관세·이민정책과 이란 전쟁 등 국정 과제 추진에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상원까지 장악하면 강력한 견제에 직면해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다.
민주당이 하원만 탈환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상당한 제약이 예상된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예산권이다. 미국 헌법상 세입 법안은 하원에서 먼저 발의해야 하며, 세출 예산안도 관례상 하원에서 먼저 발의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를 활용해 의회의 별도 무력사용 승인 없이 시작된 이란 전쟁에 대한 추가 예산을 차단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1일 ‘폭스 뉴스 선데이’에서 “베트남 전쟁을 끝내기 위해 했던 것처럼 이란 전쟁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가 신규 예산을 승인하지 않는 것 자체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이미 확보된 예산의 집행을 차단하려면 별도의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2027회계연도 총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국방 예산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제추방 관련 예산도 견제 대상이 될 수 있다.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조사도 가능해진다. 하원 다수당은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고, 위원회 규칙에 따라 증인 출석과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다. 불응하면 의회모독 혐의로 법무부에 사건을 넘기거나 연방법원에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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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가족, 측근들로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과 외국 정부 관련 거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투자사업, 백악관 연회장 건립 자금,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해체, 강제추방 과정에서 제기된 위법·인권침해 의혹과 제프리 엡스틴 관련 문건 처리 등이 거론된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쪽 투자자들이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 지분 49%를 5억달러에 매입한 뒤 트럼프 행정부가 아랍에미리트에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허용한 사례도 이해충돌 의혹의 쟁점이다.
상원까지 민주당이 탈환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권에도 제동이 걸린다. 상원이 장관·대사와 연방판사의 인준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수 6명, 진보 3명인 연방대법원에서는 클래런스 토머스(78)와 새뮤얼 얼리토(76) 대법관의 퇴임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향후 공석이 생기면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 후임자의 인준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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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패배 폭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까지 흔들 수 있다.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지난달 27일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여론조사대로 참패하면 “어떤 면에서는 트럼프 시대의 종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확정되는 순간 2028년 대선 경쟁이 시작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극심한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지역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 책임론도 거세질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텍사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상원 공화당 결선투표를 앞두고 현역 존 코닌 의원 대신 강경 친트럼프 인사인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을 지지했다. 이후 팩스턴이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와 접전을 벌이면서 공화당은 1988년 이후 한 번도 민주당에 내주지 않은 텍사스 상원 의석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한 공화당 보좌관은 한겨레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닌을 지지했다면 텍사스가 경합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시간 등 다른 경합지에 투입해야 할 자금까지 텍사스에 쏟아붓는 데 대해 당내 불만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그는 공화당이 양원 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매우 강력한 불신임 평가가 될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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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지킨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국정 운영에 대한 재신임으로 내세우며 남은 임기 동안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란 전쟁 관련 군사비 증액과 강제추방 예산 유지, 감세 등 주요 입법 과제 추진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민주당 주도의 대대적인 청문회와 조사 가능성도 낮아진다. 특히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 전망을 뒤집고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내주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그는 1일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자신이 ‘미스터 비토(거부권)’가 되겠다며 거부권을 반복적으로 행사해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미 의회 동의 없이 추진할 수 있는 관세·이민·예산 관련 행정조처를 검토하는 한편, 의회의 조사와 소환장 발부에 대응할 법적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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