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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2, 2026

1958년엔 못 왔고 1994년엔 안 왔다…북한, 사상 첫 ‘일본 아시안게임’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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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선수단이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 가운데 축구대표팀이 지난 11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북한이 일본에서 열린 하계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일본 지지통신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전후로 먼저 모습을 드러낸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와 관계자 약 30명은 흰색 재킷과 파란색 바지를 착용했다. 재킷 왼쪽 가슴에는 북한 국기가 달려 있었다. 공항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관계자와 조선학교 학생 등 약 100명이 나와 선수단을 맞았다. 선수들은 꽃다발을 받고 손을 흔들며 인사한 뒤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여자 축구대표팀도 이날 밤 일본에 도착했다.

이번 대회에 북한은 축구와 역도, 레슬링 등 14개 종목에 선수 107명을 파견했다. 남자 42명, 여자 65명이다. 지원 인력을 포함한 전체 선수단은 약 180명으로, 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해 일본을 찾은 북한 대표단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축구 선수가 남자 22명, 여자 23명으로 가장 많고 역도 10명, 레슬링 9명, 탁구·사격·복싱 각 6명 등이 출전한다.

북한 선수단 전원이 한꺼번에 일본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일본 측 보도에 따르면 축구대표팀에 이어 다른 종목 선수들은 오는 17일 추가로 입국할 예정이다. 선수단을 이끄는 김일국 북한 체육상의 일본 방문도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선수단의 입국은 일본 정부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에 대한 독자 제재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예외를 적용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에 공식 행사 개최국 방문을 거부하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규정이 있고, 스포츠를 통한 국제교류라는 국제대회의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도 참고해 “예외적으로 입국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기하라 장관은 북한 국적자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일본 정부의 방침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은 1958 도쿄, 1994 히로시마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러나 앞선 두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을 볼 수는 없었다.

1958년에는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않았다. 북한의 아시안게임 데뷔는 16년 뒤인 1974년 테헤란 대회였다. OCA 기록에서도 북한은 1974년을 첫 출전 대회로 명시하고 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는 상황이 달랐다. 이미 아시안게임 참가국이었던 북한이 대회에 불참했다. 당시 북한은 국제 정세와 악화한 북일 관계, 선수단 입국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도 정부 간 관계 악화와 입국 조치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북한이 참가하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공개된 아시안게임 관련 자료에서도 당시 북한올림픽위원회 측이 국제 정치 상황과 북일 관계 악화, 일본 측의 입국 문제 대응 등을 불참 이유로 제시했다고 설명한다. 결국 1958년에는 참가하지 못했고, 1994년에는 참가 자격을 갖추고도 오지 않았던 북한이 2026년 역대 최대 규모의 방일 선수단을 꾸려 처음으로 일본 개최 아시안게임에 나서게 됐다.

북한의 아시안게임 역사는 1974년 테헤란에서 시작됐다. 데뷔 무대에서 금메달 15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 등 46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5위에 올랐다. 남북한이 국제 종합대회에서 처음으로 함께 경쟁한 무대이기도 했다.

역대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대회는 1990 베이징 대회다. 당시 금 12개, 은 31개, 동 39개 등 8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금 12개, 은 12개, 동 13개 등 37개, 직전 대회인 2022 항저우에서는 금 11개, 은 18개, 동 10개 등 39개를 따내 종합 10위를 기록했다.

1974 테헤란부터 2022 항저우까지 북한이 하계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메달은 금 121개, 은 161개, 동 188개 등 모두 470개다. 아시안게임 역대 메달 순위에서는 8위에 올라 있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은 사격과 역도다. 사격에서는 지금까지 금메달 41개를 획득했고, 역도에서도 금메달 28개를 따냈다. 특히 항저우 대회 여자 역도에서는 5개 체급을 석권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역도와 사격은 북한의 주요 메달밭으로 꼽힌다. 여자 축구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북한 여자대표팀은 오는 14일 오사카 나가이육상경기장에서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고 21일에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남자대표팀은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이란과 같은 조에 편성돼 있다.

32년 전 히로시마에 오지 않았던 북한이 이번에는 180명 안팎의 대규모 선수단을 이끌고 일본에 들어왔다.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스포츠 무대에서는 예외가 적용됐다. 북한의 이번 참가가 단순한 메달 경쟁을 넘어 북일 스포츠 교류에서도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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