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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30, 2026

사람이 더우면, 개도 덥다 [이형주의 비인간동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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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된 날씨에 강아지가 걷기를 거부하는 듯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계속된 날씨에 강아지가 걷기를 거부하는 듯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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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갔다’는 상투적인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더웠던 여름이었다. 낮 기온은 40도 가까이 치솟았고, 밤에도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았다. 기상청은 기존의 기상경보 체계를 18년 만에 개편해 ‘폭염중대경보’까지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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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더위를 피해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 동물에게도 가혹하다. 폭염 시 축사 온도를 관리하고 시원한 물을 공급하라는 가축관리 요령이 존재하지만, 해마다 수십만마리의 농장동물이 목숨을 잃는다. 동물 중 여름을 나는 방식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어쩌면 개일 것이다. 낮에 반려동물을 두고 집을 비우는 ‘집사’들에게는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반면 밖에서 한 자리에 묶여 길러지는 개들은 상황이 다르다. 특히 올여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건물 옥상에 묶여 있는 개들을 구조해달라는 글이 잇따랐다. 한 제보자가 근처 건물 옥상 실외기 옆에 그늘도 없이 묶여 있는 개를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했지만, 개집과 물이 제공되었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 없이 돌아갔다는 사연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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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광선을 받은 콘크리트와 방수 처리된 바닥은 열을 머금었다가 다시 방출하고, 개는 뜨거운 바닥과 주변의 복사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한마디로 개가 큰 열판에 올려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배기열까지 더해지면 체온은 더욱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사람처럼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출 수 없는 개는 고온 환경에서 체온 조절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 탈수와 탈진,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장기 손상과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혹서·혹한 등의 환경에 방치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한다. 하지만 폭염 속 야외에 개를 방치했다고 곧바로 제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경이 ‘혹서’에 해당하는지, 고의적인 방치로 인해 동물이 신체적 고통이나 상해를 입었는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8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마련된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보호 의무’는 ‘동물을 실외에서 사육하는 경우 사육 공간 내에 더위, 추위, 눈, 비 및 직사광선 등을 피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할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지만, 이 역시 의무를 위반해 동물에게 사망, 상해,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제재가 가능하다. 즉, 동물이 고통을 겪는 상황을 예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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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33개 주에서 ‘날씨로부터의 보호’를 최소 사육관리 의무에 포함하고 있다. 코네티컷주, 델라웨어주, 매사추세츠주 등은 기상주의보와 경보 발령 시 15분 이상 개를 야외에 묶어두는 행위를 주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디시는 영하 1도 이하, 32도 이상의 날씨에 사람과 동행하지 않거나 적절한 조치 없이 동물을 15분 이상 야외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다행히 지난 8월25일 반려동물 사육·관리 의무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동물이 심각한 피해를 보기 전에 행정기관이 개입할 수 있는 사전예방적 제도가 도입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법을 만든다고 해서 모든 개가 사는 곳을 일일이 찾아가 방치 여부를 점검할 수는 없다. 폭염특보가 발령될 때 사람들에게 야외활동을 자제하라고 알리는 것처럼, 동물에게 더위를 피할 공간과 충분한 물을 제공하라는 안내를 재난문자나 방송으로 전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부르는 사회라면, 적어도 누군가의 집 옥상에서 개가 열사병으로 죽거나 겨울에 얼어 죽을까 걱정해야 하는 수준은 벗어나야 한다. 사람이 더우면, 개도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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