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거쳐 중국까지…강영식 투수코치 공용어는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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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식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측정하고 분석해 원인을 찾은 뒤 훈련하고, 다시 측정해 수정하는 것. 이 순환 과정이 정착돼야 지도자의 감이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는 진짜 육성 시스템이 만들어집니다."
지도자의 시선이 한곳에 머무르면 선수의 성장은 멈춘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젊은 투수들의 기량 증가를 이끌었던 강영식(45) 코치는 안주 대신 험난한 해외 연수의 길을 택했다.
미국과 일본의 선진 야구를 현장에서 흡수한 뒤, 후반기에는 중국 무대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실전 검증까지 마쳤다.
현역 시절 강 코치는 750경기에 등판, 32승 32패 11세이브 116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남긴 베테랑 불펜 투수였다.
등판 경기 수로 따지면 역대 KBO리그 11번째로 많았던 그는 2017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 곧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강 코치는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의 여정을 "새로운 기술을 배운 것을 넘어, 선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육성하는 시스템의 틀을 완성한 시간"이라고 요약했다.
출발점은 미국이었다. 그는 '트레드 애슬레틱스'와 '어센트' 등 현대 야구 메커니즘 연구와 실전 적용 중심지를 찾아 데이터와 바이오메카닉스 분석을 공부했다.
강 코치는 "선수의 구속이 떨어졌을 때 단순히 '구속을 올려야 한다'며 무작정 던지게 해선 안 된다"며 "투구 데이터와 초고속 영상, 신체 움직임을 함께 살펴 왜 구속이 떨어졌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거쳐 데이터로 다시 검증하는 과학적 피드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올해 초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보낸 5개월의 연수는 이론을 프로 무대에 접목하는 시험대였다.
일본 야구 특유의 세밀함과 반복의 힘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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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식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라쿠텐에서는 데이터에만 매몰되지 않고 투구 메커니즘과 신체 상태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관찰했다"며 "자신의 현재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면 그 과정을 믿고 작은 디테일까지 끈기 있게 반복해 끝내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본 선수들의 문화는 큰 자산이 됐다"고 돌아봤다.
미국과 일본의 장점을 체화한 강 코치는 시즌 후반기 김용달 감독의 요청으로 중국프로야구 상하이 오르카스 투수 코치로 합류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만의 투수 육성 시스템을 뿌리내릴 적기라고 판단했다.
강 코치는 "김 감독님께서 원칙과 기본을 중요시하시며 내게 투수진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셨다"고 전했다.
상하이 투수진은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출신 등 배경과 언어가 각기 다른 선수들로 구성됐다.
강 코치는 일방적인 지시 대신 데이터와 영상을 매개체로 소통의 벽을 허물었다.
그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모두 같다"면서 "코치가 일방적으로 '이걸 해'라고 답을 주기보다는, 데이터와 영상으로 선수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피드백과 맞춤형 지도 속에 상하이 투수진은 안정을 찾았고, 상하이는 올 시즌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결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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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에서의 오랜 현장 경험에 미국의 데이터 분석력, 일본의 세밀한 관리 체계를 결합한 강 코치는 지도자로서 더 단단해진 야구관을 확립했다.
강 코치는 "어느 한 나라의 야구 시스템이 무조건적인 정답일 수는 없다"며 "각국의 장점을 우리 선수와 팀의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다. 언제나 중심에 선수를 두고, 선수의 성장이 팀의 장기적인 승리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현장에서 계속 실천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07일 09시2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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