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창간·시인선 출범…문학으로 새 활로 뚫는 출판사들

열림원, 새 계간지 '문학림'…자음과모음, 시인선 선봬
AI 발달로 인한 논픽션 침체 속 픽션 분야 상대적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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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출판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출판사들이 '문학'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문학의 비중을 넓히거나 문학 분야에 새롭게 뛰어드는 등 새로운 시도가 한국 문단의 새로운 활로가 될지 관심을 끈다.
25일 출판계에 따르면 출판사 열림원은 최근 문학계간지 '문학림' 창간호(2026 가을)를 펴냈다.
열림원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발행했던 계간 문예지 '문학·판'의 명맥을 잇는 잡지다.
출판사 측은 "문예지의 역사를 잇는다는 것은 과거를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지난 25년 동안 달라진 문학의 환경과 독서의 조건을 돌아보며 오늘의 문학이 서 있는 자리를 가늠하고,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능성을 다음 세대에 건네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학림 편집위원은 소설가 조경란과 소설가 겸 평론가 염승숙이 맡았다.
창간 지면에는 김선준·김채원·윤성희·이상하·이주혜·정용준·정찬·구병모의 중·단편과 신용목의 시 4편이 실렸다. 최은미의 특집 에세이와 신샛별의 평론도 수록됐다.
열림원은 '우리작가 우리소설' 시리즈나 '이청준 전집'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온 46년 전통의 출판사로, 최근 몇 년간 순문학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2024년 '림 문학상'을 제정한 데 이어 지난해는 '시-LIM 시인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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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종합 단행본 출판사 김영사는 올해 7월 한국 소설선 '올-타임'을 출범했다.
빠르게 소비되고 갱신되는 출판 흐름 속에서 시대를 초월해 문학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가를 조명한다는 게 기획 취지다.
올-타임의 첫 번째 책은 전경린의 중편소설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이 장식했다.
소설에 무게 중심을 뒀던 출판사가 시로 지평을 넓히는 경우도 있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올해 8월 자음과모음 시인선의 첫 책으로 에밀리 정민 윤의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를 펴냈다.
1997년 설립된 자음과모음이 그간 단행본으로 시집을 낸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집 시리즈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시인선 출간은 문학 출판사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숙원사업이었다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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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판사 은행나무 역시 내년 3월부터 시인선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은행나무가 내는 소설 중심 격월간 문학잡지 악스트(Axt)는 66호(5·6월호)부터 시 코너를 신설하며 종합 문예지로의 변신을 꾀했으며, 이는 시인선 출범을 위한 기초작업이었던 셈이다.
시인선 기획위원으로는 김상혁·안미옥 시인이 참여한다. 은행나무는 이미 36명의 시인과 출간 계약을 마쳤으며, 1년에 6권씩 시인선을 펴낼 예정이다.
백다흠 은행나무 편집장은 "시는 소설과는 다른 시만의 호흡과 리듬을 가지고 가는 장르다. 문학의 중심이며 언어 예술의 기준이기도 하다"며 시인선을 준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처럼 출판사들이 문학 분야를 강화하는 데는 논픽션의 침체와 픽션의 약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판평론가인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특수가 지난해까지 이어진 데다 세계문학과 고전 열풍, 젊은 세대의 '텍스트 힙' 열풍에 힘입어 픽션 시장이 상대적으로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단순 지식이나 정보 위주의 논픽션은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AI 구독 비용 부담 탓에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는 게 한 소장의 분석이다.
한 소장은 이어 "다만 픽션이나 논픽션이나 출판시장 자체가 어렵긴 마찬가지고 전체 시장에서 시나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며 "출판 시장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h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25일 09시0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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