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규직 포기…불굴 집념 이준석 ‘발탁구 금’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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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금메달 땄어!”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이준석(27)은 코칭스태프를 끌어안은 뒤 관중석을 향해 외쳤다. 그곳에는 어머니 윤순정씨가 앉아 있었다.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윤씨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리 잘릴 메제르 알엘라야위(이라크)를 세트 점수 2-0(12:11/12:5)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테크볼의 초대 챔피언이자 한국 선수단의 세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조별리그부터 8강, 준결승, 결승까지 8경기를 모두 이겼고,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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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뒤 이준석이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한 사람도 어머니였다. “이 금메달은 어머니의 희생과 믿음으로 따낸 것입니다. 엄마, 아들을 믿고 기다려줘서 고마워.”
윤씨는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말할 때마다 “해봐라. 하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난 널 믿는다”고 용기를 줬다. 이날 결승 뒤에는 “준석이는 생각이 바르고 자기 철학이 분명한 아이다. 아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지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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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했다. K4리그에서 뛰던 21살 무렵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축구화를 벗었다. 이후 아버지와 취미로 족구를 하다 지인의 소개로 테크볼을 처음 접했다. 그의 나이, 22살이었다.

‘기술’(technique)과 ‘공’(ball)의 합성어인 테크볼은 곡선형 테이블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종목이다. 탁구의 정교한 각도와 축구·족구의 공 감각, 세팍타크로의 화려한 공중 기술이 어우러진다. 손과 팔을 제외한 신체 부위를 사용해 세 번의 터치 안에 공을 상대 진영으로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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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종목의 길은 녹록지 않았다. 테크볼은 당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공을 놓아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생계를 위해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했고, 정규직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운동화 끈을 조였다. 경기도의 실내훈련장을 빌려 동료들과 숙식을 함께했고, 4월에는 사비를 들여 테크볼 종주국 헝가리로 떠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게 된 현지 선수들에게 직접 연락해 기술을 배웠다.
일련의 과정에서 어머니의 믿음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윤씨는 없는 살림에도 200만원 상당의 테크볼 테이블을 아들에게 사줬다. 이준석은 그 테이블에서 마음껏 공을 차며 꿈을 키웠다. 그리고,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윤씨는 아들이 결승까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귀국 항공권을 미리 예매했다가 취소하고 숙소도 다시 예약했다. 그는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며칠 동안 한숨도 못 잤는데 이제는 발 뻗고 잘 수 있겠다”고 웃었다. 회를 좋아하는 아들에게는 “이제 실컷 회를 사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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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자신의 금메달이 테크볼의 내일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이준석은 “테크볼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다. 실업팀이 없어 생계를 내려놓고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선수도 많다”면서 “앞으로 실업팀이 생기고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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