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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1, 2026

심해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갑각류…바다거미 다리에 붙어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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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지난 2024년 11월 칠레 연안 심해를 탐사하던 중 심해 단각류가 거대 바다거미의 다리에 붙어 이동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슈미트 해양연구소 제공
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지난 2024년 11월 칠레 연안 심해를 탐사하던 중 심해 단각류가 거대 바다거미의 다리에 붙어 이동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슈미트 해양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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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연안 남동 태평양 해저 3000m 지점, 로봇 잠수정에 독특한 모습이 포착됐다. 거대 바다거미 다리·생식기에 심해 갑각류(단각류)가 단단히 달라붙어 이동하는 모습이다. 단각류는 이동 능력이 떨어지지만 전세계 바다에서 관찰됐는데, 이들의 독특한 이동방식인 ‘무임승차’가 처음 확인된 것이다.

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지난 2024년 11월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 연구선박 ‘팔코르’호의 해저 잠수정을 이용해 태평양 심해 생물을 조사하던 중 거대 바다거미와 단각류의 공생관계를 두 차례 포착했다고 최근 밝혔다. 관찰 결과는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생태학’(Ecology)에 공개됐다.

첫번째 발견은 수심 3155m 해저협곡에서 이뤄졌다. 해양 절지동물인 바다거미의 몸에 작은 새우처럼 생긴 단각류 세 마리가 붙어있었다. 몸집이 큰 두 마리는 감각·생식 부속지에, 다른 한 마리는 뒤쪽 보행 다리에서 관찰됐다. 그리고 불과 나흘 뒤, 연구진은 이곳에서 약 225㎞ 떨어진 수심 2698m 지점에서 유사한 행동을 다시 목격했다. 이곳에서는 몸집이 큰 단각류 두 마리가 또 다른 거대 바다거미에게 단단히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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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단순히 가볍게 움켜쥔 것이 아니라, 단각류 다리 끝에 달린 발톱 같은 구조를 이용해 바다거미 다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 그 덕분에 단각류를 채집한 뒤에도 고정력이 유지될 정도였다고 한다. 연구진은 비슷한 장면이 수백㎞ 거리에서 공통으로 관찰된 점으로 미뤄, 두 생물의 공생이 해당 지역에서 흔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지난 2024년 11월 칠레 연안 심해를 탐사하던 중 심해 단각류가 거대 바다거미의 다리에 붙어 이동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슈미트 해양연구소 제공
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지난 2024년 11월 칠레 연안 심해를 탐사하던 중 심해 단각류가 거대 바다거미의 다리에 붙어 이동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슈미트 해양연구소 제공

대체 단각류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연구진은 단각류가 헤엄을 잘 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먼 거리를 쉽게 이동하기 위한 생존전략일 것이란 추정이다. 또 ‘거대한 숙주’가 일종의 짝짓기 장소로 활용되거나 번식 목적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관찰된 두 경우 모두, 서로 가까이에서 발견된 두 마리는 각각 성체 암수였고, 첫 사례에서 발견된 한 마리는 알을 품은 암컷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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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런 상호작용이 우연히 일어난 것인지, 이동성이 없는 종(단각류)이 이동하기 위한 수단인지 혹은 먹이 자원이 부족한 해저 환경에서 일어난 일종의 적응인지는 불명확하다”면서 “더 많은 현장 관찰과 집단유전학·영양생태학 등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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