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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3, 2026

국제불평등패널 설립, 한국정부 지지 기대한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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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오른쪽)가 2025년 11월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G20 불평등 특별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오른쪽)가 2025년 11월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G20 불평등 특별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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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E. 스티글리츠 |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우리는 불평등을 현대 경제의 불행하지만 피할 수 없는 특징이자, 경제 성과를 위해 감수해야 할 불가피한 타협으로 여긴다. 하지만 둘 다 사실이 아니다. 불평등은 조세, 노동시장, 공공 투자, 경제 운영 원칙을 둘러싼 정치적 선택이 낳은 결과다. 지난 수십년 동안 이런 선택 가운데 상당수는 자본에 대항하는 노동의 힘을 약화시켰다. 또 기업과 초부유층이 조세의 허점을 악용하도록 방치했고, 공공 투자의 기반을 부실하게 만들었다.

필자는 2025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위임으로 출범한 ‘G20 불평등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난 1년간 경제학자 및 전문가들과 세계 불평등 현황을 조사했다. 불평등이 매우 심각할 뿐만 아니라 추이 또한 위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위원회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참고한 ‘국제불평등패널’(International Panel on Inequality·IPI) 설립을 공식 제안한다. 아이피아이는 세계 불평등의 규모와 변화, 원인과 결과, 대응의 성패를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평가해 정기적으로 발표할 것이다. 이 분석은 불평등 완화를 추진하는 정책 입안자와 각국 정부, 다자간 기구에 귀중한 자산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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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00년 이후 창출된 전체 부의 41%는 상위 1%에게 돌아갔다. 하위 50%의 몫은 단 1%에 불과했다. 개인 재산이 수천억달러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세계 인구 네명 중 한명꼴인 23억명은 식사를 거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산층 붕괴의 명백한 증거도 나타난다. 성실히 일해도 약을 사거나 난방을 할 형편조차 안 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평등은 경제 성과를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억만장자는 초호화 요트나 전용기를 살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의사결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적 의제를 형성할 수 있는 권력을 사들이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업과 부유층 엘리트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률과 규제, 통화 및 재정 정책을 바꾸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부의 불평등이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에 대한 통제로 이어진다는 점도 중요하다. 세계 10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9개를 초부유층 6명이 지배하며, 전세계 미디어의 절반은 억만장자들이 소유한다. 21세기 공론장은 소수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토대를 약화시키고 정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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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불평등은 필연이 아니라 각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정책의 결과다. 정책이 만든 불평등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첫 단계는 불평등 위기를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추적하는 것이며, 아이피아이가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연구자들의 탁월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가 내부와 국가 간 불평등의 변화, 원인과 결과에 대한 공통된 합의는 부족하다. 인종, 계급, 성별에 따른 불평등 양상과 이를 줄이는 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정책에 따라 분배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조세 개혁은 한 분야에서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무역협정이 경제 전체에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노동자의 실질소득은 감소시킬 수 있다. 기술 발전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 정부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러한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수십년 뒤에야 알게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도 불평등은 핵심 현안이다. 한국은행은 국내 부와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의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3분의 2를 보유한 반면, 하위 50%의 몫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 정부가 불평등 해소를 우선 과제로 삼고, 경제 성장의 혜택이 극소수 최상위층에만 돌아가는 ‘K자형’ 경제 문제를 지목한 것은 타당하다. 과거에도 한국 정부는 전세계적인 불평등 해소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0번 조항(불평등 해소)의 이행을 지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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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우리 위원회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노르웨이 정부와 협력해 아이피아이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 구상은 각국 정부, 국제기구와 유엔 사무총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아이피아이 설립을 추진하는 4개국 정부는 지난 9월 말 유엔 총회에서 세계 지도자들과 아이피아이 설립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이피아이의 조속한 설립을 지지함으로써 극심한 불평등에 맞서는 국제적 노력을 이끌 중대한 기회를 맞고 있다.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지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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