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요사태에 웃는 극우 르펜…‘이민·치안’ 대선 화두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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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을 6개월 앞두고 벌어진 소요 사태에 극우 세력이 웃는다. 극우의 세를 불려준 자양분인 ‘치안 불안’이 내년 4월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19일(현지시각) “시위대에 섞인 약탈자 여러분, 당신들이야말로 마린 르펜의 최우수 선거운동원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지난 17일 시위 때 약탈·소요 사태가 벌어지며 극우 국민연합(RN) 대선후보 르펜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집회는 고물가·생활고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지만, 일부 세력은 혼란을 틈타 관공서와 상점을 털었다. 당국은 파리·릴 등 대도시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리베라시옹은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행위는 국민연합 입지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며 “리모주의 (시청) 종탑에 불을 지르고, 마르세유에서 (프랑스를 상징하는 여신) 마리안의 흉상을 부수는 행동은 한 가지 결과만을 가져온다. 르펜을 차분하고 온건한 정치인으로, 유일한 대안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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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폭력 사태가 극우의 간판 공약인 ‘공권력 강화’를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르펜은 2012년부터 내년까지 4번 대선에 출마하는 동안 경제·사회 정책에서는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였다. 유로존 탈퇴 등을 주장했다가 이를 되담는 식이었다. 반면 이민·치안 분야에서는 초강경 정책을 일관되게 쏟아내왔다. 관대한 이민 정책이 프랑스 사회에 동화하지 못한 ‘불량 시민’을 양산했고, 강력한 공권력으로 이들을 처벌하거나 본국으로 돌려 보내자는 게 극우의 선거 캠페인 요지다.
국민연합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런 노선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르펜은 18일 공개한 영상 연설에서 “(공권력) 권위 없이는 정의도 없다”며 “6개월 뒤 (대선에서) 프랑스인들은 권위와 안전을 되찾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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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당 대표이자 르펜의 오른팔인 조르당 바르델라도 19일 기자회견에서 “약탈자들 가운데 매우 많은 수는 스스로 프랑스인이라고 느끼지 않는 이민자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질서 회복을 위해” 형사처벌을 받는 최저 연령을 16살로 낮추고, ‘법정 최저형’을 정하며, “상습 범죄자 가족”의 가족수당을 끊겠다고 공약했다. 19일 엑스(X)에는 “불과 6개월 만에 4만명을 가둘 교도소를 세운” 엘살바도르를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이번 사태는 국민연합을 곤란한 정치 스캔들에서도 건져줬다. 바르델라 대표가 2013년 동료들과 주고받은 유대인 혐오 발언들이 지난달 언론 보도로 폭로된 뒤, 이 정당의 뿌리 깊은 극우 노선이 도마에 올랐었다. 실제 국민연합 전신인 국민전선(FN) 창립자이자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인종청소) 옹호 등 반유대주의로 악명 높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여론 관심이 치안 불안에 쏠리면서 국민연합의 과거 이력 검증은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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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정파는 대응할 논리를 내놓지 못하거나 극우 주장에 휩쓸리고 있다. 정통 우파인 공화당(LR) 대선 후보 브뤼노 르타요는 형사상 성년 기준을 15살로 국민연합 주장보다 더욱 낮추자고 했다. 사회민주주의 성향 플라스 퓌블리크(PP) 대표 라파엘 글뤽스만마저 “질서 회복에 도움이 되면서 헌법에 부합하는 조처라면 무엇이든 환영한다”고 시위 강경 진압에 동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 진영 역시 뒤늦게 치안 강화론을 내세우고 있다. 여당 르네상스 대표 가브리엘 아탈은 19일 에르테엘 방송에 “공공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군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합은 대선 의제를 선점했다고 보고 미소를 숨기지 않는다. 바르델라 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아탈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우리보다 더 오른쪽에 자리 잡으려 한다”고 조롱했다. 메디아파르는 “국민연합은 우파 경쟁자들이 또다시 자기들의 언어와 정책을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쾌재를 부른다. 이들은 이번 위기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득을 보는 세력이 자신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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