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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17, 2026

“나 돈 없어서 못 만나” 당당하게 말하는 Z세대…‘데이트 문법’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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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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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데, 이번 달 예산을 다 써서 못 만나.”

과거라면 괜히 궁색해 보일까 숨겼을 말들이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오히려 당당한 선언이 되고 있다. 돈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감추기보다 자신의 예산과 소비 한도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이른바 자신의 예산과 소비 한도를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라우드 버짓팅(loud budgeting)’이 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소개했다.

새로운 절약 전략처럼 보이지만 사실 방식은 어렵지 않다. 친구가 비싼 식당이나 여행을 제안했을 때 일정 등의 핑계를 대며 거절하는 대신 “지금 내 예산으로는 안 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돈이 없다는 하소연이 아니라 자신의 재정 목표에 맞지 않는 소비를 거부하고 그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이 개념은 2023년 말 미국 코미디언이자 틱톡 크리에이터인 루카스 배틀이 소개하면서 확산됐다. 당시 배틀은 ‘조용한 럭셔리’가 유행하던 흐름에 반대로 “살 돈이 없다”가 아니라 “그 돈을 쓰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는 것을 ‘라우드 버짓팅’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틱톡을 중심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고, 2024년에는 대표적인 개인 재무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소개됐다.

이런 흐름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Z세대의 소비 습관을 다루며 예산에 맞지 않는 지출을 공개적으로 거절하는 방식(라우디 버짓팅)을 소개했다. 올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조사에서도 Z세대의 42%가 이 방식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높은 생활비 속에서 저축과 지출 통제를 우선시하면서도 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소비 기준을 설명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절약 이상의 의미가 있다. SNS가 일상화하면서 소비 역시 비교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누군가 해외여행을 가고, 명품을 사고, 고급 레스토랑을 찾는 모습이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자신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나도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쉬워졌다. 하지만 라우드 버짓팅은 이런 분위기에 “나는 안 한다”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긋는 행동이다.

그래서 이 트렌드의 핵심은 ‘돈이 없다’보다 ‘돈을 어디에 쓸지 내가 결정한다’이다. “돈이 없어서 못 가”라고 말하는 대신 확실한 자신만의 소비 원칙을 밝히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 전문가들은 이런 공개적인 재정 목표 설정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다른 사람의 소비를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실 이 전략은 Z세대가 처음 만든 건 아니다. 가디언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슷한 방법을 사용해왔다고 소개했다. 거래처가 가격을 조금 올리겠다고 하면 “지금도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가격 인상을 막고, 회계사에게 수수료가 비싸다고 호소하며 협상을 시도하는 식이다. 가디언은 이를 기업판 라우드 버짓팅으로 소개했다.

실제로 사업 현장에서 비용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그 가격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분명하게 알리는 것이다. 공급업체가 가격을 올리려 할 때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는 것과 “그 가격이면 거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협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상대가 가격을 낮추거나 다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생긴다.

일부 사업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이 전략을 활용했다. 실제로는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낡은 차를 타고, 비행기에서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가격 인상에 끊임없이 불평한다는 것이다. 정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격을 낮추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돈이 없다’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Z세대의 라우드 버짓팅은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꺼렸던 관습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를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소비 압박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특징이 있다. 돈이 없다는 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돈을 쓰지 않는 것을 자신의 선택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라우드 버짓팅의 핵심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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