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465종 검사했더니 모두 발암물질 검출···액상형 전자담배도 예외 없었다
김현선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내에서 판매 중인 담배 제품의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성분을 처음으로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인체 발암물질이 확인됐다. 일반 궐련담배뿐 아니라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에서도 타르, 포름알데히드 등 1군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정부는 담배의 유해성분 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신제품의 검사 시기를 앞당기는 등 담배 유해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내에서 제조·수입돼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의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담배유해성관리법이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검사 대상은 궐련 256개,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액상형 전자담배 105개다. 검사한 유해성분은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 각각 44종, 액상형 전자담배 20종으로 중복을 제외하면 총 46종이다.
검사 결과, 모든 궐련 제품에서 니코틴과 타르가 검출됐다. 궐련 제품의 니코틴 함량은 개비당 0.8~2.6㎎, 타르는 11.7~40.4㎎이었다. 특히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1,3-부타디엔, 카드뮴은 256개 궐련 제품 모두에서 확인됐다. 대부분의 궐련에서는 2-아미노나프탈렌, 4-아미노비페닐, NNN, NNK, 아크릴로니트릴, 벤조피렌이 확인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104개 제품 모두에서 니코틴과 타르가 확인됐다. 니코틴 함량은 개비당 0.1~1.2㎎, 타르는 10.3~32.0㎎로 궐련보다 다소 적었다.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104개 제품 모두에서 검출됐고, NNN은 87개, NNK는 88개 제품에서 확인됐다. 벤조피렌도 1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105개 제품 중 99개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NNN과 비소는 각각 2개, NNK는 1개 제품에서 확인됐다. 액상형 전자담배 전 제품에서는 니코틴과 함께 액상의 주요 원료인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이 검출됐다. 니코틴 함량은 액상 1g당 5.7~20.0㎎이었다.
이번에 확인된 포름알데히드는 눈과 코, 목 등 호흡기를 자극하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벤젠은 장기간 노출되면 백혈병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NNN과 NNK는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담배 특이 발암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1군 발암물질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물질을 뜻한다.
김현선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은 “이번 조사에서 특정 성분이 적게 검출되었다고 해서 그 제품의 건강 위험이 낮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담배의 유해성은 여러 유해성분의 복합적인 노출과 개인의 흡연량, 흡연 기간, 흡입 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치를 단순 비교해 어떤 담배가 덜 해로운지 판단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제1차 담배 유해성 관리 기본계획(2027~2031)’도 확정했다. 우선 신제품의 유해성분 검사 의뢰 시기를 현행 판매 개시 다음 연도 상반기까지에서 판매 개시 후 1개월 이내로 단축한다. 연초에 출시된 제품의 경우 검사 시기가 최대 17개월 앞당겨지는 셈이다.
검사 대상 성분도 2030년까지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는 현행 44종에서 50여종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는 20종에서 30여종으로 확대한다. 무연담배와 시가, 물담배 등도 검사 대상에 추가하고, 담배의 맛과 향을 높이는 첨가물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담배회사가 제출해야 하는 정보에는 첨가물의 사용 용도 등을 추가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계획에는 ‘6-메틸니코틴’ 등 니코틴과 화학구조가 유사한 물질을 사용해 담배 규제를 피하는 유사니코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국장은 “올해 12월까지 유사니코틴의 독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범정부가 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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