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울어서…’ 이·착륙 때 보채는 아이, ‘이것’ 때문일수도
비행기가 뜨거나 내려갈 때는 기내 압력이 변한다. 이때 귀 안쪽과 바깥쪽의 압력 차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관(유스타키오관)이다. 영유아는 성인보다 이관이 좁고 기능이 덜 발달해 압력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
방송인 박수홍 가족이 딸의 울음 때문에 괌행 비행기에서 하차 의사를 밝혔다가 재탑승하면서 항공편 출발이 지연된 일과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박씨는 아이가 탑승 직후부터 심하게 울자 장시간 비행에서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하차를 결정했지만, 대기 중 아이가 진정되면서 다시 탑승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타는 부모에게 아이의 갑작스러운 울음은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비행기가 하강하거나 착륙을 앞두고 갑자기 심하게 운다면 단순히 낯선 환경이나 불안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기내 압력 변화로 귀에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압 변하면 귀 안팎 압력 차이…통증 유발
비행기가 상승하거나 하강하면 기내 공기압이 빠르게 변한다. 귀는 고막을 기준으로 바깥쪽의 외이와 안쪽의 중이로 나뉘는데, 중이에는 공기가 차 있다. 중이와 코 뒤쪽을 연결하는 통로가 이관(유스타키오관)이다.
이관은 침을 삼키거나 하품하는 등의 동작을 할 때 열리면서 중이와 외부 사이의 공기 흐름을 만들어 압력을 맞춘다. 하지만 비행 중 기압이 빠르게 변할 때 이관이 제때 열리지 않으면 중이와 기내 사이에 압력 차이가 생긴다.
이때 고막이 압력 차이에 의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당겨지면서 귀가 먹먹하거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항공성 귀통증 또는 귀 압력손상(바로트라우마)이라고 한다.
특히 착륙을 위해 비행기가 하강하면 외부 기압이 높아지는데, 이관이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 중이의 압력이 외부 기압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때문에 고막에 압력 차이가 발생하고 통증이나 귀 먹먹함이 나타난다. 소아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착륙 과정에서 특히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된다.
어린아이의 이관은 성인보다 좁고 상대적으로 수평에 가까워 압력 조절과 분비물 배출이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어린아이는 귀가 먹먹하거나 아프다는 것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울음이나 보챔으로 통증을 표현할 수 있다.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으로 코와 이관 주변 점막이 부어 있는 경우에는 압력 조절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중이염이 있거나 최근 귀 질환을 앓은 아이도 비행 중 귀 통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비행기에서 우는 모든 아이가 귀 통증을 겪는 것은 아니다. 배고픔이나 졸림, 기저귀 불편,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 기내 소음과 과도한 피로 등도 울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대처법은 ‘빨고 삼키기’
기압 변화에 따른 귀 불편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아이가 빨거나 삼키는 동작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하면 이관이 열리면서 중이와 외부의 압력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영아라면 이·착륙 과정에 맞춰 모유나 분유를 먹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젖병이나 노리개 젖꼭지를 빠는 행동 역시 삼킴을 유도해 귀 압력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조금 큰 아이는 물이나 다른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하거나 하품을 유도할 수 있다.
충분히 큰 아이라면 껌을 씹는 것도 삼킴을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린아이에게는 질식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착륙 직전까지 아이가 깊이 잠들어 있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잠든 상태에서는 하품이나 삼키기 같은 압력 조절 동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을 앞두고 아이에게 심한 감기나 코막힘이 있다면 귀 통증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기압 변화에 따른 압력 차이를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이염을 앓았거나 평소 비행기를 탈 때마다 귀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아이라면 탑승 전에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에서 귀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의 울음은 부모에게도, 주변 승객에게도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소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하강·착륙 과정에서 갑자기 심하게 우는 경우라면 아이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귀 통증이나 불편함이 원인일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작은 관심이 아이가 느끼는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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