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73년 차별의 역사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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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업장에서는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해야 하고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을 보장해야 하며 △주 15시간 이상 1년 이상 일했을 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근로계약서 수정을 요구하거나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고 항의하는 노동자, 근속기간 1년이 가까워지는 노동자를 30일 전에 해고예고만 하면 해고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부당해고’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고, 5인 미만 사업장은 대통령령에 따라 일부만 적용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제한, 해고서면통지, 부당해고 구제신청, 휴업수당, 법정근로시간 상한 규정(주 52시간제) 등이 적용되지 않으며,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연차유급휴가도 적용되지 않는다. 직장갑질119와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는 이 가운데 노동자를 부당해고 보호 대상에서 제외한 근로기준법 11조1~2항과 시행령 7조에 대해 지난달 27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 조항이 헌법상 평등권과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영세사업장의 경제적 부담과 근로감독의 한계, 단계적 적용의 필요성을 들어 근로기준법 11조1항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2019년에도 비슷한 취지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7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근로기준법(구법)은 한국전쟁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1953년 5월 제정될 때 ‘상시 16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다가, ‘상시 10인 이상’ ‘상시 5인 이상’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국가 산업 기반이 파탄 났던 법 제정 당시 ‘전시 논리’가 비록 범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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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규모는 노동자의 기본권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더 이상 사업주의 지불 능력을 가늠할 기준으로도 유효하지 않다. 의사·회계사·세무사 등 5인 미만 전문직 사업장 중엔 타 업종 5인 이상 사업장보다 형편이 나은 곳도 많다. 고도화된 행정 역량과 달라진 경제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8년 전인 2008년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궁극적 목표로 하되,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헌재는 이제라도 법의 보호가 절실한 노동자들을 법의 울타리 안으로 품어, 헌법과 근로기준법의 존재 이유를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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