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정말 옛말됐네”…1조 매출 넘어 성장 폐달 가속 밟는 유니클로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한국 시장에서 반등하며 국내 SPA 시장 내 입지를 다시 키우고 있다. 기능성과 품질을 앞세운 제품 전략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인기 상품, 글로벌 디자이너 협업을 더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5일 패스트리테일링에 따르면 유니클로 인터내셔널의 2026회계연도(2025년 9월~2026년 8월) 매출은 2조4100억엔으로 전년 대비 26.2% 증가했다. 사업이익은 4398억엔으로 44.1% 늘었다. 한국·동남아시아·인도·호주 지역도 매출 8094억엔, 사업이익 1683억엔을 기록해 각각 30.7%, 44.0% 성장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 시장에서도 매출과 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이프웨어에 대한 현지 고객의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상품 구성과 매장 진열, 정보 전달 전략을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한 것이 성장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유니클로의 성장 배경으로 차별화된 제품 전략을 꼽는다. 유니클로는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달리 기능성과 품질을 강조한 ‘라이프웨어(LifeWear)’를 핵심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기본 의류를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쌓으면서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기본 상품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저지 배럴 레그 팬츠와 립 헨리넥 티셔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24년 12월 출시한 저지 배럴 레그 팬츠는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출시 이후 입고와 동시에 품절되는 상황이 반복돼 여러 차례 재생산이 이뤄졌다.
기본적인 상품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색상과 소재, 실루엣을 꾸준히 바꾸고 유행하는 디자인을 반영한 전략이 주효했다.
브랜드 협업도 유니클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유니클로는 글로벌 디자이너 및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기본 의류에 차별화된 디자인을 더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 함께 선보인 ‘유니클로:C’를 비롯해 JW 앤더슨, 질 샌더 등과 협업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합리적인 가격에 유명 디자이너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오는 20일에는 덴마크 출신 디자이너 세실리에 반센과 협업한 2026 가을·겨울(FW) 컬렉션 ‘Wandering Together’를 출시한다. 지난 5월 선보인 두 브랜드의 협업 상품도 품절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매장 운영 전략도 달라졌다. 무작정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선별적으로 운영하고, 기존 점포의 대형화와 리뉴얼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주요 상권에서는 브랜드 경험을 강화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지난 5월에는 서울 명동에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을 5년여 만에 다시 열었다. 유니클로는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던 2021년 1월 명동중앙점을 폐점한 바 있다. 이후 약 5년 4개월 만에 명동에 새 점포를 내며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국내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새로 문을 연 유니클로 명동점은 약 1000평 규모로 국내 유니클로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여성·남성 의류부터 키즈·베이비 제품까지 라이프웨어 전 라인업을 한곳에서 선보인다. 관광객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의 입지적 특성을 활용해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유니클로의 국내 사업은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05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SPA 시장을 주도하며 성장했지만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후 디자이너 협업 상품을 강화하고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면서 반등했다.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5회계연도 매출은 1조3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04억원으로 81.6% 늘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던 2019회계연도(1조3781억원)에 불과 257억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이 2026회계연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사업에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거둔 만큼,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불매운동 이전 최대 매출 기록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실제 결제액에서도 모바일 앱 이용 지표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인의 유니클로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결제추정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2% 증가했다. 앱 이용자도 늘었다. 10월 기준 유니클로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91만2181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유니클로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26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3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100대 브랜드에 진입해 47위에 오른 데 이어 1년 새 9계단 상승했다. 브랜드 가치는 205억달러로 전년(177억달러)보다 1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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