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복 스캔들’ 일 농림수산상, 사의 표명…정권 출범 후 첫 각료 사임
야나 가즈오 일본 농림수산상이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서 스캔들을 일으킨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이 사표를 제출했다. 정권 출범 이후 개각을 제외하고 각료가 사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야나 농림수산상이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가 끝난 뒤 총리관저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면담 뒤 사표를 제출했다. 야나 농림수산상은 기자들에게 사임 여부를 스스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국회 심의와 농림수산 행정에 더 이상 폐를 끼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사표를 수리한 뒤 “각료가 사임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임명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총리의 정권 운영에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야당이 총리의 임명 책임을 추궁할 태세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후임 농림수산상을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야나 농림수산상은 지난달 17일 개각에서 처음 입각했으나 불과 28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한 이후 가장 짧은 각료 재임 기간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2012년 이전에는 1988년 하세가와 다카시 법무상이 정치 헌금 사건과 관련해 취임한 지 4일 만에 사임한 것이 각료가 가장 단명한 사례다. 2008년 나카야마 나리아키 국토교통상이 취임 5일 만에 물러난 것이 두 번째로 짧은 재임 기간으로 기록돼 있다.
야나 농림수산상은 지난 5월 지역구인 도치기현의 자민당 관계자 모임에서 지자체장이 다른 후보를 지지한 나스카라스야마시와 나카가와마치 등 기초지자체의 도로 예산을 삭감했다고 발언했다. 실제 두 지자체에 배정된 도로 관련 국고 교부금 일부가 크게 줄어든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치적 보복 의혹이 불거졌다. 야나 농림수산상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면서도 예산 삭감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야나 농림수산상 측이 과거 두 차례 중의원 선거에서 지지자들을 셔틀버스로 유세 출정식장에 무료로 수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됐다.
야나 농림수산상은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도 연루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개각에서 야나 농림수산상과 세키 요시히로 문부과학상 등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들을 처음으로 각료에 기용했지만,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야나 농림수산상은 사임하게 됐다.
일본 언론들은 야나 농림수산상의 거취 문제는 소비세 감세 법안 처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참의원에서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야나 농림상이 사임 의사를 밝히기 전 참의원 내 야당 10개 회파는 그에 대한 문책결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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