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셀 영장 기각’ 의혹 판사 사건에 조용한 대법원…지귀연 때는 어땠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제넨셀 신약 청탁 의혹에 등장하는 정모 판사에 대해 대법원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 후보자 및 청탁 당사자인 사업가 양모씨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판사는 제넨셀 대표 강모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논란의 당사자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는 정인재 부장판사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2021년 양씨와 통화하면서 정 판사를 “나랑 단짝”이라고 지칭하고, 식당으로 합류하라고 하는 대목이 나왔다. 2022년 2월 김 후보자와 양씨, 정 판사가 함께 찍은 일명 ‘3인 셀카’ 사진도 공개됐다.
한 의원은 정 판사가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하던 2023년 12월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씨 사건에는 정 판사와 친분이 있는 양씨도 연루되어 있다. 이에 당시 대검찰청이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정 부장판사를 강씨의 영장심사에서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판사는 지난 7일 중앙지법 공보관을 통해 “현재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실관계는 확인 중인데 그런 사실이 현재까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쟁점은 정 판사가 강씨의 영장을 심사할 당시 양씨가 연루된 사실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왜 회피하지 않고 맡았는지다. 강씨 사건 1심 판결문을 보면 양씨는 수사의 발단부터 등장한다. 검찰은 ‘강씨가 양씨를 통해 국회의원 등에게 부정한 청탁을 해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는 취지의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영장에도 이같은 사실관계가 담겼을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은 수일 째 정 판사의 친분 및 회피 의혹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혹여 정 판사가 강씨 사건 관련 회피나 재배당 신청을 했는지 여부도 확인이 안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강씨 사건 영장심사를 정 판사가 심리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답변조차 거부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형사사건의 소송기록 중 일부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판결 확정 전에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는 지난해 지귀연 부장판사의 술 접대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대법원의 대응과는 큰 차이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5월14일 지 판사가 과거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이틀 뒤 보도자료를 내고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당시에도 의혹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 판사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하면서도 “원래 윤리감사관실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된다”며 “지난해가 이례적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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