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이 결국 ‘단식’ 나선다···100일 넘게 의장도 못 뽑고 보수는 인상하는 대덕구의회
지난달 21일 파행을 거듭하는 대덕구의회 앞에 주민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대전 대덕구의회가 출범 100일이 넘도록 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김찬술 대덕구청장은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까지 예고했다.
9일 대덕구의회 등에 따르면 구의회는 전날 제29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지만 또다시 무산됐다.
의장 후보로 단독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삼남 의원에 대한 투표에서 1·2차 모두 찬성 4표, 무효 4표가 나오면서 당선에 필요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대덕구의회는 지난 7월 제10대 의회 출범 이후 넉 달째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의원 8명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석씩 차지하면서 의장직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227개 기초의회 중 의장단 구성을 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뿐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이끄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야당이 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관련 규정에 따른 투표로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중재와 여야 간 협의도 이어졌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의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구정 운영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대덕구의회에는 조례안과 동의안 등 20여건의 안건이 심의·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는 복지시설 공공요금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예산안도 포함돼 있어 의회 파행에 따른 구정 운영 차질이 우려된다.
의회 파행이 장기화하는 와중에서도 구의원들은 자신들의 보수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구에는 최근 의정활동비를 3.5% 인상하는 안을 담은 관련 공문이 의회 측으로부터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덕구의원들에게는 의정활동비 월 150만원과 월정수당 306만9360원 등 1인당 매달 456만9360원(세전)의 의정비가 지급되고 있다. 의장단 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의정비는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소속 대덕구의원들은 원 구성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의정비 등 보수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찬술 대전 대덕구청장이 9일 SNS에 올린 대덕구의회의 의장 선출 무산을 비판하고 무기한 단식 돌입을 예고하는 글. 김찬술 대덕구청장 SNS 갈무리
상황이 악화하자 김찬술 대덕구청장은 오는 12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구청장은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주민 타운홀미팅에서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 의사를 공개했다.
그는 그동안 대화와 타협을 요청했지만 의회가 응하지 않았다며 구정 운영과 주민 생활에 미치는 피해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취지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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