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고싶어 레시피의 ‘2배’로 만들었는데 맛이 왜이래…요리 수학에 관한 궁금증
두 배의 음식을 만든다고 재료의 모든 숫자에 무조건 ‘×2’를 할 필요는 없다. pexels
명절 연휴에 손님이 온다. 그렇다면 평소 2인분으로 만들던 찌개 재료를 모두 2배로 늘리면 되지 않을까. 레시피를 펼쳐 재료 옆에 일제히 ‘×2’를 적는다. 그런데 완성된 음식은 의도했던 그 맛이 아니다. 요리에서 ‘2배’는 생각보다 간단한 계산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요리 레시피를 늘리거나 줄일 때 모든 재료와 조리 시간을 똑같은 비율로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정보를 소개했다. 레시피 개발자들은 단순한 재료의 비율뿐 아니라 재료가 냄비와 오븐에서 어떻게 증발하고, 흡수되고, 갈변하고, 익어가는지를 함께 계산한다는 것이다. 명절을 앞두고 처음으로 ‘다인용’ 손님상을 차려야 하는 ‘요알못’을 위한 쏠쏠한 정보다.
찌개의 물은 왜 2배가 아닐까
대표적인 것이 국물을 졸이는 요리다. 2인분 찌개를 4인분으로 늘리면서 냄비는 그대로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 재료와 국물의 양은 두 배가 됐지만 냄비 표면의 넓이는 그대로다. 국물이 증발하는 정도는 음식의 양보다 냄비의 표면적과 조리 시간에 영향을 받는다. 원래 한 시간 동안 증발할 양과 비슷한 양이 날아가게 되는데, 국물 자체는 두 배가 됐다. 같은 시간 끓이면 원래 레시피보다 덜 졸아든 묽은 찌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레시피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같은 냄비와 같은 시간을 사용하면 문제가 반대가 된다. 음식은 절반인데 증발하는 양은 비슷하기 때문에 국물이 지나치게 줄어들고 고기가 마르거나 냄비가 탈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음식의 양에 맞게 냄비 크기도 조절하라고 전한다. 냄비를 바꾸기 어렵다면 국물을 졸이는 요리에서는 액체를 단순히 2배로 늘리지 않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즉, 레시피를 2배로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재료를 몇 배 넣을까’가 아니라 ‘같은 냄비에 들어가는가’다.
밥물도 단순히 2배가 아니다
또 다른 예시는 밥이다. 쌀 한 컵에 물 한 컵 반이 필요한 레시피를 두 배로 만들면 물 세 컵을 넣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밥이 질어질 수 있다. 쌀이 흡수하는 물은 쌀의 양에 따라 늘어나지만, 밥을 짓는 동안 증기로 날아가는 물까지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냄비의 표면적이 같다면 증발에 필요한 물의 양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기사에서는 쌀 1컵당 흡수에 필요한 물을 약 1¼컵으로 계산하고, 증발분 약 ¼컵은 양이 늘어나도 별도로 크게 늘리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쌀 1컵에 물 1½컵을 사용하는 레시피를 두 배로 만들 때는 쌀 2컵에 물 3컵이 아니라 약 2¾컵을 사용하는 식이다.
물론 쌀의 종류와 냄비, 뚜껑의 밀폐 정도, 조리법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수치를 모든 밥에 적용할 공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흡수되는 물과 증발하는 물은 같은 방식으로 늘지 않는다’는 원리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과 술도 2배 넣으면 더 맛있을까
요리에 넣는 와인이나 술도 마찬가지다. 와인이나 알코올은 음식에 향과 산미를 더하고, 조리 과정에서 일부가 증발하면서 맛의 균형을 만든다. 그런데 같은 냄비에 와인만 두 배 넣는다고 증발 속도까지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냄비의 노출 면적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술의 양만 두 배로 늘리면 알코올과 와인의 맛이 충분히 날아가지 않아 음식이 지나치게 날카롭고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레시피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술을 절반 넣고 같은 시간 조리하면 술의 향이 거의 남지 않고 지나치게 졸아 음식이 밋밋해질 수도 있다. 양을 늘릴 때는 냄비의 크기와 조리 시간까지 함께 조정하는 이 중요하다.
케이크는 차라리 두 판을 굽는 게 낫다
베이킹은 특히 ‘×2’ 계산을 조심해야 한다. 케이크 반죽을 두 배로 만들어 같은 틀에 넣으면 반죽의 깊이가 깊어진다. 문제는 오븐의 열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표면은 익었는데 가운데는 여전히 덜 익은 상태가 되기 쉽다.
그 사이 팽창제는 계속 작용한다. 충분히 구조가 굳기 전에 내부에 만들어진 기포가 커지고 서로 합쳐지면서, 나중에 케이크가 주저앉거나 가운데가 움푹 꺼질 수 있다. 케이크처럼 정밀한 베이킹은 반죽을 두 배로 만드는 것보다 원래 레시피를 두 번 만드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굳이 두 배로 만들고 싶다면 더 큰 틀을 사용해 원래와 비슷한 반죽 깊이를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큰 케이크 레시피를 머핀이나 컵케이크처럼 작은 틀에 나눠 굽는 경우에는 조리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원래 케이크가 30분 굽는 레시피라면 컵케이크는 10분 전후부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기사는 크기와 틀이 달라지면 정해진 시간만 믿지 말고 색과 형태, 꼬치 테스트 등 실제 익은 상태를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볶음에 식용유까지 2배 넣을 필요 없다
기름도 모든 경우에 2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마늘과 양파를 볶을 때 팬에 두르는 기름의 역할은 모든 재료에 ‘비례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팬을 코팅하고 열을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료가 두 배가 됐다고 기름도 반드시 두 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볶음요리를 한꺼번에 두 배로 만들려고 하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팬에 재료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면 재료에서 나온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지 못하고 팬 안에 머물면서, 재료가 노릇하게 볶아지는 대신 찐 것처럼 될 수 있다. 볶음밥처럼 팬에서 수분기 없이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한 음식은 한꺼번에 하겠다는 욕심으로 양을 늘리기보다 두 번 나눠 볶는 편이 낫다.
달걀 반 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할까
레시피를 절반으로 줄일 때 가장 난감한 재료는 달걀이다. 이럴 때는 달걀을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충분히 섞은 뒤 무게를 재어 절반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베이킹에서는 특히 재료의 무게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금은 계산기보다 입맛을 믿어도 된다
그렇다면 소금과 향신료도 무조건 2배로 넣어야 할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음식의 상태다. 레시피를 늘리다 보면 모든 재료를 기계적으로 두 배로 계산하기 쉽지만, 실제 요리에서는 음식의 양과 농도, 재료 자체의 염도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워싱턴포스트도 음식이 이미 충분히 짜다면, 레시피에 적힌 ‘2배’라는 숫자까지 억지로 넣지 말고 맛과 상태를 직접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레시피를 늘리고 줄이는 일은 산수 문제라기보다 물리학에 가깝다. 재료는 두 배가 되어도 냄비의 표면적은 두 배가 되지 않는다. 평소보다 두 배의 음식을 해야 한다면, 때로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그냥 두 번 만드는 것이다. 물론 요리의 ‘경험치’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원리이기도 하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