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부를 뻔한 ‘미신고 무단 굴착공사’ 22건…처벌은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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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27일 오전 10시47분께 서울 서초구 지하철 교대역 11번 출구 앞 공사 현장에서 천공기에 의해 도시가스관이 파손되며 액화천연가스(LNG)가 유출됐다. 지하 역사로 가스가 빠르게 번졌다.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교차하는 교대역은 하루 평균 환승객이 13만8천여명, 승하차 인원은 8만8천여명에 이른다. 오전 10∼11시 승하차 인원만 평균 1천명이 넘는다. 긴급 대피 4시간 만에 가스 유출을 막았다. 초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이 사고는 가스관 위치도 확인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미신고 무단 굴착’이 원인이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무단 굴착 사실을 전달받는 서초구청은 시공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미신고 무단 굴착에 의한 가스 배관 파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스안전공사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22∼22건) 동안 전국에서 22건의 무단 굴착 사고로 9445세대 및 55개소에 가스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강원 각 4건, 경남·인천 각 2건, 부산·대구·경북·전남·전북·충남 각 1건씩이었다.
도시가스사업법은 터파기, 구멍 뚫기, 말뚝박기 등을 하기 전 반드시 가스안전공사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EOCS)에 신고해 배관 위치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 위치·면적 등을 신고하면 센터에서 배관 유무를 확인해 지역 가스회사에 연락하고, 가스회사는 공사 현장에 입회해 정확한 배관 위치를 표시하게 돼 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18일 한겨레에 “상하수도 파손에 따른 긴급 공사 때 무단 굴착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신고했더라도 소규모 공사현장에서는 건설장비 기사에게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아 파손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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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데는 제재 수위가 낮은 탓도 있다. 무단 굴착으로 가스관을 파손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22건 가운데 경찰·검찰 단계까지 간 사건은 9건에 그쳤다. 4건은 행정처분이 진행 중이고, 1건은 아직 조사 중이다. 나머지는 벌금 70만원, 기소유예, 행정지도, 주의조치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경북 영양에서 무단 굴착으로 2583세대 가스 공급이 끊겼는데, 시공업체는 ‘혐의없음’으로 끝났다. 지자체 소명 단계나 수사기관 조사를 거치며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것이다. 김승원 의원은 “난방·온수 공급이 중요한 12∼2월에도 해마다 무단 굴착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최종 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적·관리해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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