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전략투자 시작되고 외환보유액 4개월 만에 감소 전환
지난 2월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개월만에 감소했다. 미국에 대한 한국의 전략투자 사업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6일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405억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7억2000만 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4개월 만에 반전했다.
자산별로 유가증권(3860억3천만달러)이 10억5000만달러 줄었다. 예치금(299억5000만달러)과 특별인출금(SDR·154억8000만달러)은 각각 3억5000만달러, 2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감소 이유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와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을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위기 상황에서 즉시 꺼내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미전략투자공사에 장기간 위탁한 돈은 외환보유액 산정에서 빠진다. 한은은 한미전략투자공사에 위탁한 자산의 규모나 투자 기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미전략투자공사는 지난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하며 체결한 ‘한미 전략 투자 MOU’에 따라 지난 6월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한·미는 지난 1일 한·미 전략투자 첫 사업으로 총 사업이 223억 달러 규모의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확정했고, 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 최근 24억 달러를 1차로 송금했다. 이 중 일부가 외환보유액에서 위탁한 자금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원금이 아니라 그 운용 수익만 대미 투자로 돌리기 때문에 향후 대미 투자가 외환보유액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운용 수익이 빠져나가는 만큼 환율 급변동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외화 자금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개발 등에 한국의 추가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자산 위탁액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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