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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2, 2026

[단독] 산단 오염수 잇단 누출에도…완충 저류시설 설치율 20%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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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보호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누출된 염산 제독 작업을 하고 있다. 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화학보호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누출된 염산 제독 작업을 하고 있다. 전북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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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19일 전북 정읍시 제3일반산업단지의 한 혼합글리세린 생산 공장에서 순도 약 35%의 염산 9~10톤이 누출됐다. 이 가운데 4톤이 인근 장학천으로 흘러들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퍼졌고, 정읍시는 주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 산업단지는 완충 저류시설 의무 설치 대상이었지만, 사고 당시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

산업단지에서 화재나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오염수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는 ‘마지막 방어선’인 완충 저류시설 설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설치가 의무화돼 10년이 넘었지만, 전국 설치 대상 5곳 가운데 1곳꼴로만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산업단지 완충 저류시설 설치 현황’을 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설치 대상 200곳 가운데 설치를 완료한 곳은 40곳(20%)에 그쳤다. 설치 중인 곳은 51곳(25.5%), 기본계획 수립 단계는 69곳(34.5%), 미착수 상태는 40곳(20%)이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9곳(54.5%)이 아직 설계·공사 단계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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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환경보전법과 그 시행규칙에 따라 면적이 150만㎡ 이상 등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산업단지가 설치 대상이다. 2015년 관련 법 개정으로 해당 산업단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설치·운영 의무가 부과됐다. 당시 95곳이었던 설치 대상은 현재 200곳에 이르지만 10년이 넘도록 설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완충 저류시설 설치 개념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완충 저류시설 설치 개념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설치 지연이 두드러졌다. 41곳(서울 1곳, 인천 8곳, 경기 32곳)의 설치 대상 산업단지 가운데 완충 저류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인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부산·대전·세종·강원 역시 운영 중인 시설이 없었고, 충남도 26곳 중 1곳만 운영 중이었다. 반면 경북은 22곳 중 15곳, 대구는 9곳 중 8곳이 운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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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설치가 늦어지는 사이 오염물질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2024년 정읍 염산 유출 사고에 이어, 올해 3월에는 울산 울주군의 온산국가산단 내 한 공장에서 원유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됐고, 지난 8월에는 경남 양산일반산단에서 폐수가 인근 유산천에 흘러들었다. 모두 완충 저류시설 설치 대상이지만 ‘미설치’ 상태다.

설치가 더딘 데에는 강제 수단이 부족한 데다, 지방정부가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물환경보전법에는 완충 저류시설의 설치 기한을 정한 규정은 없다. 개별 시설의 설치·운영계획에 지방정부와 기후부가 협의한 추진일정과 사업기간이 명시되지만, 이행하지 않았을 때 제재하거나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여기에 설치비의 30%와 운영비를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점도 설치를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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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관련 예산을 2024년 514억원에서 지난해 1624억원으로 3배 늘렸고, 내년 예산안에는 1851억원을 편성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올해 초 권역별로 지방정부 대상 설명회를 열고 예산도 늘렸다”며 “설치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올해 안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의원은 “산업단지별 미착수·지연 사유와 착공·준공 목표를 기후부가 명확히 관리하고, 유해화학물질 취급량과 사고 이력, 하천·취수원 인접성 등을 기준으로 고위험 산업단지부터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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