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공사” 입력하자, AI감독관이 위험요인 콕 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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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엘지(LG)유플러스 사옥. 태블릿 앱에 “나대지(건축물이 없는 빈 땅)에 맨홀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겠다고 입력하자 흙막이 설치 여부, 교통 통제 가능 여부, 지하 매설물 확인이 가능한지 인공지능(AI)이 되물었다. 각종 설정을 마치자 이번엔 굴착과 되메우기, 복구까지 공정 순서별 위험 요인과 안전 조치 방식 등이 제시됐다. 엘지유플러스가 통신 현장 작업자들이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개발한 ‘AI 위험성 평가’앱의 모습이었다. 김동현 엘지유플러스 전문위원은 이 앱을 두고 “작업자가 놓치기 쉬운 위험 요인을 숙련된 관리자처럼 옆에서 하나씩 짚어주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가 통신업계 처음으로 현장 작업자용 위험성 평가 앱을 개발했다. 위험성 평가는 작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유해·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 대책을 세우고 작업자들과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위험성 평가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작업 시작 전 예상 가능한 위험을 파악해 사고 가능성을 줄이라는 취지다.
문제는 통신 인프라 공사 특성상 똑같은 현장이 사실상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전신주에 올라 통신선 작업을 하는 경우라도 고속도로 한복판, 골목길, 고층 빌딩 등 상황이 다른 데다, 같은 골목길이라도 위험요인이 다르다. 위험 요인을 찾는 첫 단계부터 막히다 보니 그간의 위험성 평가 또한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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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가 고안한 방식은 크게 두 갈래다. 우선 주입식 교육이 아닌, 보드게임을 통해 작업자 스스로 위험 인지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방식을 바꿨다. 게임 내용에 ‘맨홀 내부 유해가스’, ‘불량 통신주 위험 미고지’같은 중대한 위험 상황뿐만 아니라 ‘작업자 전날 과음’ ‘고객 반려견 위험’같이 위험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도 섞어 작업자의 참여도를 높였다.
현장에서 쓸 앱도 개발했다. 엘지 인공지능 모델 엑사원을 개량해 그동안 회사가 축적해 온 위험성 평가 자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작업별 안전 지침, 관련 법령을 학습시켰다. 작업자가 공정과 장소, 현장 상태를 입력하면 과거 경험과 안전 기준을 토대로 놓치기 쉬운 위험요인을 짚고 대책까지 제시한다. 위험성 요인을 함께 고민할 든든한 현장 동료가 생긴 셈이다. 엘지유플러스는 올해 안에 현장 작업자 1천여명과 협력사 관리업무 담당자 200여명 전원을 상대로 교육을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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