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또 나온 시진핑 건강 이상설···중국 정부는 ‘쉬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5월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인도에서 열린 비서방 신흥경제국 모임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저녁 만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한 것을 두고 건강 악화가 원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건강 상태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지난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부대 행사인 만찬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만찬엔 시 주석 대신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이 참여한 주요 사교 행사에 시 주석이 불참하자 시 주석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시 주석은 이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만찬 초청을 수락한 상태였고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이 7년 만이라는 점에서 그의 불참이 더욱 눈에 띄었다. 특히 올해로 73세인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이어갈 만큼 건강한지, 실제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중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 전 건강 관련 정보를 공개할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하지만 시 주석이 위독하다거나 뇌졸중, 실신을 겪었다는 소셜미디어(SNS)상의 소문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 외교부도 건강 이상설을 “가짜”라고 일축했다. 다만 인도 현지 매체 PTI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휴식을 위해 호텔 방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당시 시 주석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WSJ에 전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말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손을 잡은 채 비행기 계단을 느릿하고, 뻣뻣하게 내려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됐다. 당시 중국중앙TV(CCTV)는 시 주석이 기내 문 앞에서 손을 흔들고 레드카펫을 걷는 모습은 방송했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은 방송하지 않았다. 2024년 12월 마카오 방문 당시를 비롯해 최근 2년간 건강 이상설이 심심찮게 제기된 바 있다.
WSJ는 이 사태가 중국 정치의 고질적인 특징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시 주석의 건강 상태는 철저한 국가 기밀로 다뤄지고 있다.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여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경우 의료진 권고에 따라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만찬 일정을 취소했다고 남아공 대통령실이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 주석의 건강에 관한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는 탓에 중국 전문가들은 공개 석상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중국의 후계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2018년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폐지한 시 주석은 뚜렷한 후계자를 두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 권력 승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민신 페이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맥케나 대학교수는 “중국 체제의 문제는 확립되고 신뢰할 만한 권력 승계 절차가 없다는 것”이라며 “최고 지도자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쇠약해지면 중국 체제는 위기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은 오는 24일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소식통들을 통해 시 주석의 뉴욕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18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두 정상 간 만남”을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양국 정상은 인공지능·이란·대만·무역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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