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의 헬스 가이드]나이 탓에 ‘깔짝 운동’ 하신다면…잃어버린 근육은 영영 이별
요즘은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노인들을 보는 게 그리 낯설지 않다. 과거 헬스장은 대개 젊은층, 나이가 많아야 중년 정도까지가 보통이었지만 여러 매체에서 근력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요즘은 어르신들도 근력운동은 물론 개인 강습까지 받는 모습도 익숙하다.
노인은 종목이나 방법, 운동 강도 등에서 젊은 사람과는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노인이 유독 수행하기 어려워하는 동작이 있고, 노인에게 더 필요한 기능성 동작들도 많기 때문인데, 운동을 시작할 때만이라도 노인 운동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에게 개인 강습을 받는 게 좋다.
그런데 개인 강습은 경제적인 부담이 크고, 노인의 상당수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잘못된 방식으로 근력운동을 하는 어르신들도 자주 보게 된다. 가장 흔한 모습이 소위 ‘깔짝거리기’인데, 동작에서 일부 구간만 까딱까딱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벤치프레스를 하면서 바벨을 꼭대기에서 5~10㎝ 정도만 까딱까딱 움직이는 식이다. 또 하나의 흔한 잘못은 유연성과 가동성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이 둘은 연결된 문제다.
일단, 까딱거리며 운동하는 근본 원인은 관절염이나 오십견 같은 근골격계 질환일 수 있다. 이런 병변이 있으면 몸에서는 최소의 범위만 움직여 관절을 보호하려는 반응을 보인다. 무릎 관절염이 있으면 쪼그려 앉기 어렵고, 어깨가 아프면 팔이 위로 잘 올라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노인에게서 근골격계 병변이 흔하다 보니 첫 번째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선 무게를 쓰는 근력운동보다는 스트레칭, 맨손체조 같은 유연성·가동성 훈련으로 정상적인 동작을 구사할 수 있는 몸 상태로 가는 게 우선이다.
여기서 유연성(Flexibility)은 관절이 어디까지 늘어나는지를 말하는 수동적인 개념이다. 한편 가동성(Mobility)은 얼마나 넓은 구간에서 능동적으로 힘을 쓸 수 있는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스쾃 자세를 할 때 바닥에 엉덩이가 닿게 앉을 만큼 유연해도 고관절과 하체 가동성이 떨어지면 그 상태에서 바로 못 일어나고 벽이나 무릎을 짚어야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근골격계 병변이 딱히 없는데도 깔짝깔짝 운동하는 어르신들도 많다. 이 경우 애당초 자세를 잘못 익힌 게 아니라면 노화로 인한 근력과 가동성 감소, 여기에 무리한 중량이 겹쳐진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나이가 들면 딱히 병이 없어도 근육과 힘줄, 관절 구조가 전반적으로 뻣뻣해지며 유연성과 가동성이 자연적으로 감소한다. 이전에 근육이 힘을 내던 구간을 100%라 치면, 현재는 양쪽 10%씩의 구간에서 능력이 떨어져 중간 80%의 구간만 정상적으로 힘을 내는 식이다. 그 상태에서 이전 중량을 그대로 들려 하면 전체 동작을 못하고 되는 구간만 깔짝깔짝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안 좋은 소식은 그런 동작을 지속하면 ‘잃어버린 구간’이 굳어진다는 점이고, 좋은 소식은 중량을 낮춰서라도 제대로 크게 운동하면 약해진 부분도 다시 깨울 수 있다는 점이다. 노인의 근력운동은 근육량이나 근력만 기르는 게 아니고 가동성을 키우는 목적도 크다. 유연성도 가동성의 밑바탕이 되는 만큼,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노인이 가동성을 늘리는 ‘바른’ 근력운동, 유연성을 늘리는 스트레칭 모두를 병행해야 하는 게 이 때문이다.
그러니 무거운 것 들고 깔짝거리기만 하는 어르신께 맨손으로든, 혹은 밴드나 작은 생수통, 핑크 덤벨을 들고 ‘최대로 움직이는 정자세’를 권해보자. 딱 한 세트만이라도 해보시라 하자. 지금처럼 계속 안 쓰면 그 구간에서 몸이 힘을 쓰는 능력을 영영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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