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유동성 크게 늘 듯…성장 기대 속 물가·금리 오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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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수출액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면서 국내 경제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와 기업의 투자 확대로 인한 성장률 제고 등 효과가 예상되지만, 물가 상승 압력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은 취약계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쪽에서 나온다.
6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의 설명을 보면, 5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올해 누적 수출액이 7094억달러(약 957조3천억원)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 수출액 기록을 다시 썼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수출액(7093억달러)을 117일이나 앞당겨 넘어선 셈이다. 수출 실적을 이끈 건 반도체였다. 8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배 증가한 2812억달러였고, 컴퓨터 주변기기(3.6배), 석유제품(1.4배), 무선통신기기(1.3배) 같은 품목의 수출도 늘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0억9천만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1230억5천만달러)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4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내년 정부 재정 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12.8% 증가한 820조9천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인공지능(AI)과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에이아이·에이아이 데이터센터)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1조4500억원), 농어촌 기본소득(1조1700억원), 청년문화패스(7900억원) 같이 민간의 소비·지출을 보조하는 예산도 전년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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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중의 유동성 확대가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금리 인상이나 물가 상승 등의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소득 증대 효과는 직접적으로는 반도체 기업 종사자에게 국한되지만, 재정 지출 및 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 및 소득 증가의 간접적인 효과가 결과적으로는 더 클 것”이라며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물가 압력 상승, 유동성 관리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1년 가까이 목표치(2%)를 웃돌고 있는 데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등을 고려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경제학)는 “반도체를 제외한 부분은 침체 수준인데 유동성이 늘면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붙고 가계 대출 등 금융 건전성 문제도 함께 대두한 상황”이라며 “재정 지출을 재조정해 케이(K)자형 양극화를 완화해야 한다. 필요한 곳에 돈이 가도록 조정하는 역할은 정부와 국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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