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부금 늘어나자…교육부 학교 신설 심사 통과율 급증

학교를 새로 지을 때 받아야 하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의 통과율이 4년 새 30%대에서 80%대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통과한 사업의 절반 이상은 ‘조건부’ 통과였고, 대부분 “보완해서 나중에 보고하라”는 식이었다. 새로운 학교가 필요한지 따져야 할 심사가 일단 통과시키는 형식적인 절차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교 신설 사업의 중앙투자심사 통과율은 2020년 32.7%에서 2021년 55.9%, 2022년 71.9%, 2023년 85.2%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엔 86.4%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68건 중 58건(85.3%)이 통과했다. 지난해 통과한 58건 중 32건(55%)이 조건부 통과였고, 이 가운데 28건은 “보완해 보고한 뒤 추진하라”는 식이었다.
통과율이 뛴 건 2021년 하반기부터다. 세수가 늘면서 그해 추경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6조원 이상 뛰었다. 당시 교육부는 늘어난 돈을 과밀학급 해소 등에 쓰라며 전국 교육청에 학교 신·증설 계획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 첫 심사에서 33%였던 통과율은 연말이 되자 86%까지 올랐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추경으로 돈이 풀리면서 학교를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졌다”고 했다.
교육부가 문제 삼은 부분이 풀리지 않은 채 사업이 통과한 경우도 있다. 경기 안산 대부도에 짓는 공립 기숙형 학교는 2024년 “학교 유형과 교육과정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결정을 받았다. 이듬해 교육청은 사업 이름을 바꾸고 일부 한국어 교육 등을 더해 다시 심사에 올렸고, 심사 위원회는 이를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당시 심사에 참여한 한 위원은 “교육감 역점 사업이라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심사에서 여러 차례 떨어진 사업이 큰 변화 없이 통과하기도 했다. 경기 수원 매교초는 2020~2021년 “설립 수요가 없다” “인근 학교로 나눠 배치할 수 있다” 등의 이유로 세 차례나 재검토 결정을 받았다. 그러다 2021년 하반기 네 번째 심사에서 “학생배치계획을 다시 세우고 학교 규모를 재검토해 보고하라”는 조건으로 통과됐다. 이렇게 수요나 학교 유형 문제로 처음 떨어진 학교 신설 사업 36개 중 13개는 학교급도 사업비도 줄이지 않은 채 다시 올라와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조건부 통과가 사실상 ‘면죄부’가 되지 않도록 사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교육재정 전문가는 “일단 통과시키고 나중에 보고받는 식이면 투자심사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며 “조건을 지켰는지 끝까지 점검하고, 지키지 않으면 실제로 교부금을 깎는 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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