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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3, 2026

[글로벌 코리안] "파독 간호사의 역사와 정신, 후대에 전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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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2026.11.3.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우리의 역사와 정신이 잊히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전해졌으면 합니다."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을 맞아 고국을 찾은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독 간호사들의 삶과 정신을 후대에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0년 전 낯선 독일 땅으로 건너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조국의 경제 발전에 힘을 보탰던 간호사들이 대부분 고령이 되면서 이들의 경험과 헌신을 기록하고 계승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위기감에서다.

박 회장은 파독 60주년을 기념해 독일 전역에서 모인 간호사 90명을 인솔해 고국을 찾았다. 참가자 대부분은 70대 중반에서 80대로, 1966년 독일에 파견된 1세대 간호사도 포함됐다.

이번 방한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초청 없이 참가자 전원이 비용을 부담해 추진했다.

이미지 확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꽃다발 받는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꽃다발 받는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북 포항 출신인 박 회장은 1979년 독일로 건너갔다. 현재 제18대 재독한인간호협회장으로, 재선돼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협회장직은 사비까지 들여야 하는 봉사직으로, 책임감과 사명감 없이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 간호사 출신은 약 2천명이며, 협회에 등록된 정회원은 350명가량이다. 회원들은 한인 독거노인과 환자, 저소득층 등을 위한 의료봉사와 복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방한이 이루어지기까지 박 회장의 노력은 적지 않았다. 그는 1년 전부터 강원도와 경북 경주·구미 등 지방자치단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숙박과 식사, 교통편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2월 무릎 수술을 받은 뒤에도 5월 다시 한국을 찾아 일정을 조율했다. 1년 가까이 준비한 방한 일정은 건강 관리와 휴식, 문화 체험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스마일재단이 마련한 만찬을 시작으로 자생한방병원에서 일행 전원이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이미지 확대 파독 간호사 환영 만찬에서 인사말 도중 눈물 닦는 박소향 회장

파독 간호사 환영 만찬에서 인사말 도중 눈물 닦는 박소향 회장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도 지원으로 이틀간 머문 원주에서는 한지 공예로 손거울을 만들고 전통시장을 둘러봤다. 경주에서도 이틀간 전통 공예와 천 가방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참가자들이 입은 바람막이 단체복은 간호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주선으로 이희순 동대문상공회의소 회장이 지원했다.

회원들이 이동 중 서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단체복이 필요하다는 박 회장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도식'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을 만났다. 박 회장은 "파독 간호사들의 역사적 공헌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미지 확대 파독 간호사 구미방문 환영 만찬

파독 간호사 구미방문 환영 만찬

지난달 25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 호텔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도식 파독 간호사 구미방문 환영 만찬에서 박근혜(앞 테이블 오른쪽서 4번째) 전 대통령, 이철우(5번째) 경북도지사, 김장호(3번째) 구미시장 등과 함께 자리한 박소향(앞 테이블 왼쪽 첫 번째) 재독한인간호협회장.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국회에서는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이 열려 여야 국회의원들과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임상범 전 주독일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발전한 조국의 모습을 확인하고 각계의 환대를 받은 데 대해 "기대 이상으로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방한은 파독 간호사들의 모국 방문과 국내 체류·정착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도 됐다.

박 회장은 구미에서 이철우 지사를 만나 파독 간호사들을 위한 '고국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는 "독일에서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남은 삶은 모국에서 보내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다"며 "한국에서 한 달 살기와 같은 체험을 할 기회가 마련된다면 조국과의 유대감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북도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보답할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박 회장은 경북 지역의 빈집을 고쳐 파독 간호사들이 장기간 머물며 문화 체험과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최초의 K-프로페셔널: 백의의 개척자들' 특별 전시회 개막식

'최초의 K-프로페셔널: 백의의 개척자들' 특별 전시회 개막식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파독 간호사 6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0~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열린 '최초의 K-프로페셔널: 백의의 개척자들' 특별 전시회 개막식에서 박소향(오른쪽서 4번째)회장.[재독한인간호협회 제공]

박 회장은 단기 체류뿐 아니라 고국으로 돌아오려는 파독 간호사들을 위한 정착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부모나 형제자매가 세상을 떠나 마땅히 돌아갈 곳이 없는 분들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남 남해 독일마을을 모델로 한 집단 정착 방안도 거론됐지만, 고령의 파독 간호사가 새로 집을 짓고 정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박 회장 설명이다.

박 회장은 "국내에 저렴한 임대주택이나 파독 간호사 전용 요양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재외동포청장과의 간담회에서는 건강보험 가입 요건 완화와 체류 공간 마련 등을 건의했다.

특히 한글학교 교사나 한인회장 등을 대상으로 정부 초청사업이 운영되는 것처럼 파독 간호사들을 위한 모국 방문 지원 사업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한 요건을 완화해 단기 방한 때도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재외동포의 한국 내 신분증인 거소증 신청 절차와 제출 서류 간소화도 건의했다.

박 회장은 "이러한 정책이 실현되려면 예산 확보와 관계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이미지 확대 한독협회 창립 70주년 행사

한독협회 창립 70주년 행사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한독협회 창립 70주년 행사에서 박소향(오른쪽서 5번째) 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원진들이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6번째) 주한독일대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11.3. phyeonsoo@yna.co.kr

이번 방한 중에 아쉬운 일도 있었다. 박 회장 등 일행 5명은 경북 영주 국립산림치유원에 머물던 중 독감 증세로 병원을 찾았으나 진료 종료 1시간 전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어 찾은 영주 적십자병원에서는 충분한 진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박 회장은 영주시장에게 개선을 요청했고, 시장으로부터 사과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동포들이 고국을 방문했을 때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낯선 환경에서도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삶을 일궈온 파독 간호사들의 정신이 후대에 이어지길 바라며, 후배 세대에도 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당부했다.

phyeons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1월03일 09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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