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28년 묵은 숙제’ 부부별성제…‘첫 여성 총리’ 다카이치도 미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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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결혼 뒤 법적으로 배우자 성을 따르더라도 일상에서 원래 성을 쓸 때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법안 제출이 다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결혼 전 옛 성의 통칭(통상적으로 쓰는 이름) 사용 확대 법안’에 대해 “당정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필요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날 “정부가 해당 법안의 제출을 내년 정기국회로 미루기로 했다”는 교도통신 보도 관련한 질문에 즉답을 피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뒤 각종 등기와 의료·고용보험, 국가자격증 등 관련 절차에 당사자의 ‘결혼 전 옛 성 단독표기 허용' 법안을 준비해 왔다. 이어 지난 5일 개회한 가을 임시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집권 자민당 내부뿐 아니라 보수 야당 등에서 현행 ‘부부동성제’에 역행하는 법안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자 이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카이치 정부는 이번 국회 최우선 과제인 ‘식료품 소비세 감세 법안’ 처리에 ‘옛 성 통칭 사용 확대’ 법안에 대한 반발이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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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법은 결혼한 부부가 한쪽 배우자 성을 따르도록 한 ‘부부동성제’를 128년째 고수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부부 사례처럼 드물게 남편이 아내 성을 따르는 경우도 있지만 2024년 기준 여성이 성을 바꾼 경우가 94.1%에 이른다. 이들은 부동산 등기·주민표(주민등록등본)·운전면허증·여권 등에 결혼 전 성을 함께 적을 수 있는 반면 단독 표기는 불가능해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여성 권리 보장 등을 이유로 일본 정부에 네 차례나 ‘부부동성제’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진보 성향 정당을 중심으로 부부가 각자 성을 쓰는 ‘부부별성제’ 도입도 추진됐지만 번번이 보수 정치권 반발에 막혔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옛 성 사용 확대’는 다카이치 총리가 중시하는 정책의 하나이지만 이를 통해 ‘부부별성제’ 도입 논의가 확산되는 것에 제동을 걸려는 노림수로도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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