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시켜줘” 말하면 주문창까지 간다...메타 주가 11% 급등시킨 AI 비서

메일·캘린더 뒤져 여행 일정 한 번에 정리
우버이츠 접속해 메뉴 선택·주문까지 진행
외신도 ‘가장 자연스러운 소비자 AI 에이전트’
편리할수록 이메일·결제 등 개인정보는 부담
메타의 개인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Muse)’에 이메일과 캘린더를 연결하고 여행 일정을 짜달라고 맡긴 뒤 앱을 껐다. 다른 일을 하다 잠시 후 돌아와 보니 흩어져 있던 항공권과 숙소, 투어 예약이 하나의 일정표로 정리돼 있었다. 예약이 하루 겹치는 일정 충돌을 찾아냈고, 한 숙소가 외부 사정으로 취소됐다는 사실도 관련 이메일에서 찾아 대체 숙소 후보까지 제안했다. 질문을 던져야 답하는 챗봇보다 목표를 주면 여러 단계를 스스로 이어가는 ‘AI 에이전트’에 가까웠다.
가장 편리했던 것은 음식 주문이었다. 평소 우버이츠를 통해 가끔 주문했던 BBQ 치킨을 대상으로 시험해봤다. “BBQ에서 치킨 시켜봐”라고 입력하자 뮤즈는 “집 주소는 지금 주소로 할까? 다른 곳이면 알려줘. 대표 메뉴는 황금올리브치킨인데 다른 걸로 할 수도 있어”라고 답했다.
황금올리브치킨을 주문해 달라고 하자 웹사이트를 직접 열어 주문 절차를 밟았다. 기자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 우버 로그인 인증 단계까지 진행했다. 다만 인증번호 입력 단계에서 멈췄다. 뮤즈는 “우버 로그인 화면 코드 입력란이 4개로 나뉘어 있어 자동 입력이 안 되니 직접 입력해 달라. 그다음부터 내가 이어서 주문하겠다”고 했다. 이메일로 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하자 다시 주문 절차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기존 생성형 AI와 차이가 뚜렷했다. 챗GPT 같은 챗봇이 주로 질문에 답하거나 정보를 정리했다면 뮤즈는 웹사이트를 열고 메뉴를 찾고 입력란을 채우는 등 실제 행동까지 이어갔다. 사용자가 화면을 계속 지켜볼 필요도 없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예약 양식을 알아서 작성하면서도 발송이나 결제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면 “이대로 진행할까요”라고 다시 물었다. 최종 판단을 사람에게 남겨두는 방식이다. 한 예약 날짜를 캘린더 정보만 보고 잘못 알려줬다가 원본 이메일을 다시 확인한 뒤 정정하는 오류도 있었다.
SNS 계정을 연결했을 때는 과거 활동을 요약하고 관심사를 추론했다. 다만 게시물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등 외부에 흔적이 남는 행동은 기본적으로 제한돼 있었고 실행 전 다시 승인을 요구했다.
문제는 편리함의 대가였다. 뮤즈가 제대로 일하도록 하려면 이메일과 일정, SNS 등 개인의 디지털 생활 상당 부분을 메타에 열어줘야 했다. 쇼핑과 결제까지 맡기려면 접근 범위는 더 넓어진다. 이런 불편함은 기자만 느낀 것이 아니다. 뮤즈는 지난 18일 애플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차트 1위에 올라 챗GPT를 제쳤고, 21일 기준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가 250만건을 넘어섰다. 확산 속도만큼 주요 외신도 잇달아 체험기를 내놨다. 평가는 대체로 비슷했다. 지금까지 등장한 소비자용 AI 에이전트 가운데 실제 사람에게 일을 시키듯 자연스럽지만 제대로 활용하려면 개인 데이터 상당 부분을 넘겨줘야 한다는 것이다.
와이어드는 뮤즈가 가상의 컴퓨터를 열어 웹사이트를 직접 돌아다니는 능력에 주목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베이커리에서 인기 메뉴를 장바구니에 담고 선택 가능한 옵션까지 파악한 뒤 결제 직전 사용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조건에 맞는 중고 소파를 찾아 판매자에게 연락할 준비를 하고, 다음 날 해당 상품을 다시 상기시켰다. 이전에 사용한 AI 에이전트보다 웹사이트에서 헤매는 일이 적었다는 평가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일주일 동안 업무·개인 이메일과 카드, 애플 헬스 데이터까지 연결해 사용했다. 받은편지함에서 중요한 이메일만 골라주거나 카드 내역을 살펴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를 찾아내는 등 사람이 직접 뒤지기 귀찮은 작업에서 강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더버지도 제품 비교와 구독 관리, 출시 예정 상품 추적 같은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잡무를 잘 처리했다고 전했다. 사용자가 일일이 명령하지 않아도 목표를 정리하고 다음에 할 일을 먼저 제안하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그러나 뮤즈의 유용성은 데이터 접근 범위와 맞바뀌었다. 더버지는 인스타그램을 연결하자 뮤즈가 과거 활동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관심사를 추론하는 등 개인정보를 폭넓게 활용하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테크레이더 역시 이메일을 연결하면 받은편지함을 분석해 사용자를 파악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뉴요커도 식당 예약과 영화 선택, 예산 관리 등을 맡겨본 뒤 기술적 오류와 함께 광범위한 개인정보 접근을 문제로 꼽았다.
AI 에이전트 확산은 기존 인터넷 사업자와의 충돌로도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일요일 밤부터 뮤즈의 자사 쇼핑 사이트 접근을 차단했다. 뮤즈를 이용해 아마존에서 쇼핑을 시도하면 이용약관 위반이라는 안내가 나타난다. 앞서 메타에 뮤즈의 쇼핑 대상에서 아마존을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접근을 막은 것이다.
시장은 일단 뮤즈의 가능성에 베팅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11.43% 급등한 741.25달러에 마감했다. 뮤즈가 앱스토어 1위에 오르는 등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한 데다 웰스파고가 메타의 목표주가를 640달러에서 796달러로 높인 영향이다. 그동안 막대한 AI 투자에 비해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메타가 뮤즈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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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META
Meta Platforms, Inc. NASDAQ
메타 플랫폼스의 인공지능 에이전트 뮤즈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오르며 누적 다운로드 25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개인 일정과 웹 탐색을 스스로 수행하는 소비자용 에이전트로서 서비스 흥행과 함께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정보 접근 우려와 아마존의 사이트 차단 등 초기 확산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상존합니다.
아마존
AMZN
Amazon.com, Inc. NASDAQ
아마존은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자사 쇼핑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이용약관 위반 안내를 적용했습니다.
메타의 쇼핑 대상 제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따른 조치로, AI 에이전트와 기존 인터넷 사업자 간의 마찰을 보여줍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간 접근권 통제와 쇼핑 경로 쟁점이 향후 플랫폼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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