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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25, 2026

동물도 명절이 있을까? 코끼리·침팬지도 가족 만나면 ‘특별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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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평소 여러 무리로 흩어져 지내다가도, 헤어졌던 가족과 다시 만나면 독특한 ‘인사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코끼리는 평소 여러 무리로 흩어져 지내다가도, 헤어졌던 가족과 다시 만나면 독특한 ‘인사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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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해마다 추석·설날·대보름 등 명절을 맞아 음식을 준비하고, 차례를 지내며,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을 만나 시간을 보낸다. 동물도 인간처럼 특정 날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문화가 있을까. 현재까지 동물이 명절을 쇤다는 직접적인 과학 증거는 없다. 다만 질문을 조금 확장하면, 훨씬 흥미로운 사실과 마주할 수 있다. 동물도 가족과 친구를 만날 때만 하는 의례, 집단마다 전승되는 관습, 특정 장소에서만 반복하는 행동과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예상하는 능력 등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한가위를 맞아 비인간동물의 특별한 행동을 소개한 연구를 살펴봤다.

코끼리의 성대한 재회식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면 요란스럽게 반가워하는 동물이 있다. 코끼리다. 평소 여러 무리로 흩어져 지내다가도, 헤어졌던 가족과 다시 만나면 독특한 ‘인사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코끼리 연구의 권위자 조이스 풀 박사는 수십 년간의 관찰을 통해,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일수록 이 의식이 더 길고 정교해진다고 설명해왔다. 코끼리는 재회 과정에서 서로 몸을 부딪치고, 귀를 세차게 펄럭이며, 낮은 소리로 우르릉거리면서 ‘나팔 소리’를 섞어 낸다. 때로는 관자놀이의 분비샘에서 액체를 흘리거나 배설을 하기도 하는데, 흥분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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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오스트리아 빈대학 등 국제연구진은 짐바브웨 보호구역에 서식 중인 아프리카코끼리 9마리의 재회 장면을 한 달간 관찰했다. 1천여건의 몸짓과 300건에 가까운 발성을 분석한 결과, 코끼리는 재회할 때마다 서로 다른 신체 부위와 청각·촉각 자극을 이용해 정교한 인사를 나눈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눈에 띈 점은 상대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에 따라 몸짓 사용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시선이 향해 있지 않으면 소리를 더 많이 쓰고, 시선이 마주치면 몸짓을 함께 썼다. 연구진은 이런 신호 조합 능력이 인간 언어의 통사구조(단어가 모여 구·절·문장을 이루는 배열 방식)와 닮은 면이 있다고 짚었다.

침팬지는 서로 털을 골라주는 몸단장(그루밍)을 할 때, 한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상대와 손을 맞잡고 나머지 손으로 겨드랑이 등을 그루밍하는 독특한 행동을 보인다. 수지 에스터하스(왼쪽), 앤드류 버나드/커런트바이올로지 제공
침팬지는 서로 털을 골라주는 몸단장(그루밍)을 할 때, 한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상대와 손을 맞잡고 나머지 손으로 겨드랑이 등을 그루밍하는 독특한 행동을 보인다. 수지 에스터하스(왼쪽), 앤드류 버나드/커런트바이올로지 제공

양손을 맞잡고, 겨드랑이를 쓰다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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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 침팬지에게도 독특한 의식이 있다. 서로 털을 골라주는 몸단장(그루밍)을 할 때, 한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상대와 손을 맞잡고 나머지 손으로 겨드랑이 등을 그루밍하는 ‘털 고르기 악수’(Grooming Handclasp)를 벌이는 것이다. 모든 무리가 이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 침팬지 사회에도 문화가 존재한다는 증거로 주목받아 왔다.

2012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이 2007~2012년 잠비아 침푼시 야생동물보호소를 관찰한 결과, 무리마다 손을 맞잡는 방식이 다르고 이 방식이 세대를 거쳐 전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어린 개체들은 대개 어미와 손을 맞잡으며 이 행동을 배웠다. 2023년 후속 연구에서는 나이가 많고 서열이 높은 개체일수록 손 맞잡기 스타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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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는 왜 죽은 동료를 찾았을까

‘까마귀 장례’라는 말이 있다. 까마귀가 죽은 동료 주변에 모여 시끄럽게 울부짖는 행동을 일컫는다. 오랫동안 관찰돼 왔지만, 애도의 표현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2015년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실험으로 그 이유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야생 까마귀 무리에 박제된 까마귀 사체와 비둘기 사체를 제시하고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죽은 동료를 목격한 까마귀는 죽은 비둘기를 본 까마귀보다 먹이에 접근하는 데 더 오래 걸렸고, 죽은 까마귀와 매(포식자)를 함께 본 경우 가장 강한 경계 행동을 보였다. 반면 죽은 비둘기는 까마귀·비둘기 어느 쪽에서도 별다른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까마귀가 동료 주변에 모여드는 행동이 애도라기보다 위험 장소·요소를 학습하는 사회적 정보 수집에 가깝다고 결론지었다. 실제로 까마귀는 사체를 목격한 장소를 최대 사흘 가까이 피했고, 사체를 들고 있던 사람의 가면을 몇 주간 기억해 경계하거나 공격했다.

까마귀는 죽은 동료 주변에 모여 시끄럽게 울부짖는 행동을 보인다. 위키미디어코먼스
까마귀는 죽은 동료 주변에 모여 시끄럽게 울부짖는 행동을 보인다. 위키미디어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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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기억하는 새, 서부덤불어치

동물에게는 정말 ‘특별한 날’이 없을까. 이는 동물인지 연구의 한 분야인 ‘정신적 시간 여행’과 맞닿아 있다. 특정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고, 시간이 흘렀음을 이해한 뒤 돌아올 시점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실험이 서부덤불어치 사례다.

니콜라 클레이턴 등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1998년 서부덤불어치에게 잘 상하는 먹이(벌레)와 잘 상하지 않는 먹이(견과류)를 숨기게 한 뒤, 새들이 어떤 먹이를 먼저 찾는지 살폈다. 숨긴 지 얼마 안 됐을 땐 좋아하는 벌레를 먼저 찾았지만, 시간이 지나 벌레가 상했을 시점엔 견과류로 방향을 돌렸다. 새가 먹이를 숨긴 장소뿐 아니라 무엇을, 언제 숨겼는지까지 종합적으로 기억해 행동한다는 뜻이었다. 연구진은 이런 기억 방식이 사건의 발생·시간의 흐름·시점 예상을 아우르는 인간의 ‘일화적 기억’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동물도 과거를 돌아보고 앞일을 준비할 수 있음을 행동실험으로 보여준 대표적 연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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