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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7, 2026

‘진로 불안’에 탈진한 청년들…실업 청년 절반이상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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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 2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일자리를 찾지 못한 국내 ‘실업 청년’ 2명 중 1명 이상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는 느낌인 심각한 ‘번아웃’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면 이 비율은 60%를 웃돌았다.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좁아진 취업문 탓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정서적 한계치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청년층 실업 및 임금근로자 지위별 번아웃 현황 및 시사점’을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만 19~34세 실업 청년의 번아웃 경험률은 52.7%에 달했다. 취업 청년(32.4%)과 비교해 1.6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실업 청년은 61.8%가 번아웃을 겪었다고 답했다.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리적 고갈이 급격히 심화하는 모습이다.

일자리를 구했더라도 고용 안정성에 따라 격차는 컸다. 임시·일용직 청년의 번아웃 경험률은 41.1%로 집계돼, 상용직 청년(29.6%)보다 1.4배 높았다. 번아웃의 원인을 묻는 항목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상용직 청년은 일 과중(23.2%)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지만, 실업 청년(68.4%)과 임시·일용직 청년(57.0%)은 과반이 진로 불안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불안정한 신분이 야기한 불확실성이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진 결과다.

진로 불안으로 탈진한 청년들은 취업 준비 비용 지원과 직업훈련, 고용 상담 서비스를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요구했다. 실업 청년의 36.3%, 임시·일용직 청년의 22.6%가 취업 준비 비용 지원을 1순위로 원했다. 직업훈련과 고용 상담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각각 20% 안팎을 기록했다.

한경협은 청년층의 취업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 연계형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 중심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전체 직업훈련 지출 가운데 현장 직업훈련 비중은 1.5%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평균인 11.7%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이유다. 훈련 제공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늘려 참여 유인을 높이고 심리 상담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청년층의 높은 정책 수요를 고려해 취업 준비 비용 지원과 고용 상담 등 고용서비스의 접근성과 실효성을 높여 청년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직업훈련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업 현장 훈련 지원을 강화해 직업훈련의 현장 연계성을 높이는 등 양적·질적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해법은 노동시장의 수요자인 기업의 직접적인 고용 창출 여력보다는 정부 재정 지원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에선 최근의 경력직 위주 채용 전환과 양질의 일자리 정체라는 구조적 상황을 풀지 않는다면 직업훈련 보조금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청년층의 근본적인 진로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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