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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 2026

[특파원 시선] 한 달째 멈춘 中티베트 재난 피해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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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구

이미지 확대 중국 티베트 토석류 피해 현장

중국 티베트 토석류 피해 현장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지난 8월 26일 중국 티베트자치구 지룽 국경검문소에서 촬영된 영상은 참혹했다.

사람들이 황급히 달아나는 속에 그 뒤로 산골짜기에서 쏟아져 내려온 거대한 흙탕물과 바위가 순식간에 도로와 건물을 뒤덮었다.

차가 물살에 휩쓸리고 국경 시설 주변은 삽시간에 폐허로 변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의 국경 지역을 덮친 대규모 토석류(土石流)와 홍수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네팔에서만 지난달 24일 기준 사망자는 1천450명을 넘어섰고 5천600여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시신 신원 확인을 위한 대규모 DNA 감식도 진행되고 있다.

반면 중국 티베트의 피해 집계 숫자는 한 달 가까이 멈춰 있다.

중국 당국이 공개한 최신 집계는 지난달 5일 기준 사망 43명, 실종 519명이다.

구조 인력 2천500여명과 차 500여대를 투입하고 드론도 1천여차례 띄웠다고 했지만, 실종자들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한 발표는 없다.

반면 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피해 숫자를 올린 네티즌들을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잇달아 처벌했다.

재난을 틈탄 허위정보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통제 대상이 허위정보에만 그쳤겠느냐는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사고 현장 영상과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서 삭제되고 주민과 실종자 가족을 취재하는 데도 제약이 있었다고 전했다.

티베트 취재는 외신 기자에게 특히 높은 벽이다. 방문 취재에는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당국이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공식 발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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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 토석류 피해 현장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중국의 대형 사건 사고 보도에서는 낯선 순서가 눈에 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지 발표에 앞서 최고지도부의 '중요 지시'가 먼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잇따르는 것이다.

지난 7월 이후 발생한 푸젠성 신발공장 화재, 충칭 산사태, 티베트 산사태, 산둥성 칭다오 조선소 화물선 화재 등 대형 사건 사고 4건을 살펴보면 모두 최고지도부의 구조 총력 지시가 사고 개요 보다 앞섰다.

일반적인 재난 보도라면 사고 개요와 피해 상황을 먼저 발표한 뒤 당국의 지시가 이어져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뀐 셈이다.

공교롭게도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4월 재난 대응 능력을 주제로 한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년 전 탕산 대지진이 떠오른다.

1976년 7월 28일 발생한 탕산 대지진으로 24만명이 넘게 숨졌지만 중국에서 공식 사망자 숫자가 처음 보도된 것은 1979년 11월이었다.

무려 3년여가 지난 뒤였다.

중국 언론계도 이를 대표적인 '늦은 뉴스' 사례로 평가한다.

재난 상황에서 정보는 정부를 홍보하는 수단이기에 앞서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과 시민이 알아야 할 공공재다.

이미지 확대 중국 칭다오 조선소 화물선 화재

중국 칭다오 조선소 화물선 화재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는 묘한 장면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시 주석의 국빈 방문 당시 중국 기자들이 시 주석에게 질문 기회를 요청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친절한 기자단을 두게 되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CNN과 폴리티코 등 일부 언론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 데 따른 항의 표시로 취재를 거부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좋은 이야기는 크게 쓰고 불편한 질문을 하지 않는 '친절한 언론'은 권력자에게 언제나 매력적일 것이다.

물론 당국의 뜻대로 움직이는 중국 관영매체와 미국이나 한국 언론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언론 환경과 제도적 조건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권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보도는 반기고 불편한 보도는 배척하려는 유혹은 어느 사회에서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언론의 오보와 편향 기사는 비판받고 바로잡혀야 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좋은 기사를 쓰면 좋은 언론이고, 비판하면 개혁 대상이라고 여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권력에 가장 친절한 언론과 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언론은 반드시 같지 않다.

jkh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03일 07시0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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