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8㎝ 작은 거인 황서현, 평균대서 40년 만의 금빛 연기
황서현(가운데)이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은메달리스트 추치위안(중국·왼쪽), 동메달리스트 오카무라 마나(일본)와 시상대에서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평균대는 작을수록 유리하잖아요.”
133.8㎝의 작은 체구를 지닌 황서현(17·인천체고)은 나고야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폭 10㎝, 길이 5m의 평균대 위를 흔들림 없이 누비며 40년 만에 한국 여자 체조에 이 종목 금메달을 안겼다.
황서현은 25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난도점수 6.600점과 실시점수 8.100점을 합쳐 14.700점을 받아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여자 평균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86년 서울 대회 서선앵 이후 40년 만이다. 전날 여자 도마에서 여서정(제천시청)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한국 기계체조가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두 번째 금메달이다.
황서현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 791명 가운데 키가 가장 작다. 그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키가 작은 게 아쉽지만 평균대에서는 유리하다”며 자신의 강점을 살려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실제 결선에서도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뛰어난 균형 감각과 안정감이 빛났다.
예선에서 13.966점으로 5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한 황서현은 일곱 번째로 평균대에 올랐다. 결선 출전자 가운데 가장 높은 난도의 연기를 안정적으로 소화했고 마지막 착지까지 큰 실수 없이 마쳤다.
14.700점. 앞서 선두를 달리던 중국의 추치위안(14.566점)을 0.134점 차로 밀어내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연기한 북한의 박운정이 12.700점에 그치면서 황서현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추치위안이 은메달, 일본의 오카무라 마나가 14.30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추치위안은 예선에서 14.833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 단체전과 이단평행봉에 이어 3관왕에 도전했지만 황서현의 연기를 넘지 못했다.
황서현이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연기를 마친 뒤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09년생인 황서현은 한국 여자 체조가 기대하는 평균대 유망주다. 지난해 제천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 평균대에서 잇따라 우승했고 올해 쭌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 5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는 종목별 랭킹 포인트를 통해 추가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황서현의 금메달은 1986년 서울 대회 서연희의 이단평행봉과 서선앵의 평균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이번 대회 여서정의 도마에 이은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역대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대표팀 막내인 황서현은 지난 23일 단체전 결선을 마친 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서 잘 뛰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이틀 뒤 자신의 주 종목인 평균대에서 40년 만의 금메달로 그 다짐을 현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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