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라스 효과인가?”…한국 여자들 머릿결에 꽂힌 세계, K샴푸도 뜬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미용업에 종사하는 A씨는 최근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일이 늘면서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A씨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등으로 예약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한국에서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은 물론 머릿결 관리법까지 자세히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불고 있는 K뷰티 열풍이 헤어스타일과 두피·모발 관리로 확산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등을 통해 접한 한국식 스타일링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미용실 방문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같은 관심은 헤어케어 제품으로도 번지고 있다. 한국 샴푸의 최대 수출 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고, 국내 브랜드들은 미국 대형 유통망과 유럽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해외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헤어숍·마사지 등 미용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2019년 3.6%에서 2025년 18.5%로 상승했다. 외국인이 서울을 관광지로 선택한 이유 중 미용 관련 항목을 1~3순위로 꼽은 비율도 2023년 12.3%, 2024년 14.1%, 2025년 14.6%로 높아졌다.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미용 서비스는 세분화하고 있다. 미용업계 관계자는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일부 미용실은 하루 이용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이 90%에 이르기도 한다”며 “한국식 헤어스타일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두피 관리와 모발 관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뷰티업계에서는 한국식 두피·모발 관리법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판 보그는 올해 1월 발표한 ‘2026년 K뷰티 트렌드 7가지’에서 ‘스칼프 케어와 글라스 헤어’를 주요 흐름으로 소개했다. 건강한 두피를 모발 관리의 출발점으로 삼고 샴푸와 트리트먼트, 에센스 등을 활용해 윤기 나는 머릿결을 연출하는 한국식 관리법에 주목한 것이다.
피부를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하게 표현하는 ‘글라스 스킨’에 이어, 머릿결에서도 매끄럽고 윤기 나는 모습을 강조하는 ‘글라스 헤어’가 주목받는 셈이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 헤어케어 기업들의 해외시장 공략은 활발해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샴푸 수출액은 1억339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출액은 3076만달러로 97.1% 늘어 중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 수출 시장에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수출액은 2027만달러였다.
대기업 중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의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지난 3월 미국 뷰티 유통채널 세포라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 8월 세포라의 오프라인 매장 424곳에 판매 거점을 확보했다.
미국 아마존에서의 매출도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두피와 모발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제품군을 앞세워 미국 프리미엄 뷰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애경산업은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시스를 앞세워 미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케라시스는 지난 3월 미국 35개 주에 있는 월마트 약 390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입점했다. 탈색과 펌, 고데기 사용 등으로 손상된 모발을 관리하는데 관심이 높은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 프로폴리스 헤어본딩 라인 3종을 선보였다.
대기업들이 대형 유통채널을 통한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면 기술 기반 기업들은 제품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AIST 교원창업기업 폴리페놀팩토리의 그래비티는 독자적인 폴리페놀 기술을 적용한 기능성 헤어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내놓은 그래비티 PDRN 헤어 리커버리 샴푸의 경우, 연어 등 동물성 원료를 수입하거나 외부에서 공급받지 않고, 원료 단계부터 직접 배양·생산한 해양 미세조류 유래 PDRN을 적용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여줬다. 그래비티는 미국 시장 뿐 아니라 프랑스 백화점 쁘렝땅에도 진출, 해외 시장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미용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제품 개발에 연결하는 기업도 있다. 헤어·뷰티 전문기업 라이브엑스는 자체 브랜드 탐즈(TAMZ)를 통해 살롱에서 축적한 고객 경험을 일반 소비자용 헤어케어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탐즈의 누적 판매량은 15만 세트를 기록했다. 시그니처 샴푸와 탈모 케어 제품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탐즈 관계자는 “헤어살롱에서 고객의 모발 상태와 관리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 기획과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며 “살롱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과 해외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051900 KOSPI
274,500 ▲ 2.04%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가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424곳에 판매 거점을 확보했습니다.
미국 아마존 매출도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153% 늘며 글로벌 두피·모발 관리 제품의 유통 접점이 확대됐습니다.
다만 프리미엄 뷰티 시장에서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이 실질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애경산업
018250 KOSPI
11,240 ▲ 2.27%
애경산업이 케라시스의 프로폴리스헤어본딩 라인 3종을 미국 월마트 약 390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입점시켰습니다.
손상된 모발 관리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를 타겟으로 현지 유통망을 확장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유통 채널 다변화가 향후 브랜드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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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미용업에 종사하는 A씨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K뷰티 열풍이 헤어스타일과 두피·모발 관리로 확산되면서,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미용 서비스 이용 비율이 2019년 3.6%에서 2025년 18.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샴푸의 최대 수출 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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